서울아산 권미나 교수팀 연구, 소장 점막 상피층 복원 항암제 복통과 설사 억제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프로바이오틱스에서 분비하는 젖산이 장 줄기세포를 활성화하고 소장 점막 상피층을 복원해 복통과 설사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젖산에 의한 장 손상 예방 기전 모식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팀은 생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했더니 젖산이 증가해 장 줄기세포가 눈에 띄게 늘었으며, 줄기세포의 활발한 분화로 장 조직세포가 많아져 소장 점막 상피층이 발달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조사를 받은 생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인 결과, 소장 점막 상피층이 복원됐으며 복통과 설사로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장 손상 생쥐 모델 실험에서 권 교수팀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주입한 생쥐와 그렇지 않은 생쥐를 관찰한 결과,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생쥐에서 장 줄기세포가 크게 늘어 장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파네트세포, 상피세포, 점액분비세포 등) 수와 기능도 함께 증가했다.

또한 항암제와 방사선으로 장 손상을 유발한 후에도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자, 장 줄기세포가 보호되고 소장 점막 상피세포 손상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관찰했다.

반면 프로바이오틱스를 아예 섭취하지 않은 생쥐에서는 장 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가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했으며, 장 손상을 입은 후 5일째 경과를 관찰했더니 장 줄기세포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고 설사와 복통도 악화된 것을 확인했다.

권 교수팀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생쥐의 소장 점막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장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신호물질(Wnt3 사이토카인)이 프로바이오틱스에서 나오는 젖산의 신호로 조절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장 줄기세포 주변에는 파네트세포와 기질세포가 있는데 이 안의 젖산수용체가 프로바이오틱스에서 분비하는 젖산을 만나 활성화되면, 신호물질(Wnt3 사이토카인)이 분비돼 장 줄기세포가 증식하고 분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건강보조식품으로 활발히 출시돼 오고 있지만, 장 줄기세포와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이에 권 교수팀 연구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을 입증하는 근거로써 젖산의 장 줄기세포 조절 작용을 정확히 규명해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연구책임자인 권미나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분비하는 젖산이 장 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조절하는 기전임을 증명한 기초연구”라며 “향후 후속 임상연구를 거쳐, 프로바이오틱스로 항암과 방사선 치료에 의한 장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돼 암환자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연구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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