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SOS에 류영진 처장 나서 2000억 베트남 수출시장 지켜내
비 온 뒤 땅 굳어져…한-베트남 제약산업 관련 교류 한 차원 승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베트남 의약품 시장이 국내 제약업계의 관심을 끌게 된 건 그리 오래 전일이 아니다. 2017년 2월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베트남 법인이 현지 식약처로부터 국내 기업중 최초로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GMP 인증을 받으면서 부터라고 보면 그리 틀리지 않을 듯하다. 우리 식약처가 지난 2014년 5월 세계 42번째 PIC/s 가입한 것이 그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GMP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를 가진다. 베트남의 경우 자국내 공공기관에서 사용되는 의약품의 경우 입찰을 통하도록 돼 있는데 그 입찰에서 크게 우대받기 때문이다. 그야 말로 새로운 해외시장이 열린 것이다. 그리고 불과 1년여만에 20여 곳 이상 국내 제약이 현지 시장에 진출, 무려 2000억원대의 수출성과를 창출한 기회의 땅이 됐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베트남 당국이 우대조건에서 PIC/s GMP를 삭제하는 입찰기준 변경에 대한 입법예고를 하고 나선 것. 베트남 진출 국내 제약기업들에게 비상에 걸렸다. 같이 모여 해법을 논의했으나 도저히 자체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모아졌다. 현지 진출한 우리에게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일부 허가조건과 다른 불량 의약품도 있었고, 단순 행정착오에 따른 문제도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베트남 당국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

제약업체들은 식약처에 구원을 요청했다. 결국 정부가 나섰다. 류영진 처장이 직접 베트남 현지를 방문, 관계자를 만나 설득에 나섰다. 심지어 대통령까지도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의약품 입찰 문제를 언급했다. 그리고 지난 8월 베트남 의약품 입찰 개정안이 공고됐다. 결과는 기대이상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들은 입찰조건이 유리한 기존 상위 등급 유지는 물론 경우에 따라 등급상향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식약처와 제약업계가 긴밀한 호흡 속에 위기를 극복해 낸 대표적 사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제약계는 이번 결과에 대해 ‘온전히 정부의 노력 덕분”이라고 감사해 하고, 특히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에 따른 베트남 방문과 이를 적절히 활용한 류영진 처장의 적극적 현장행정이 빛을 발한 성과라고 높게 평가했다.

베트남과의 관계는 이것이 끝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문제를 계기로 관계가 한 차원 더 진화됐다. 베트남 식약청장 등 보건관계자 및 제약기업 대표 등이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 양국 협력을 위한 미래포럼을 진행하는 한편 기업체 공장, 향남제약공단 등을 둘러봤다. 베트남은 정부 차원에서 제약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이다. 그리고 그 중요 파트너의 하나로 한국을 지목했다. 베트남은 지금 한국과의 협력관계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앞으로 베트남 의약품 시장이 우리나라에 더욱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