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한 노인병학 전문 학술연구단체 정체성 확립 다짐

대한노인병학회(회장 백현욱, 이사장 이동호)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에 노인병학회는 11월 10일 기념학술대회와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건강수명 100세 시대를 향한 전문 학술연구단체로서의 역할증대를 다짐했다. 대한노인병학회는 50년 전, 당시만 해도 국민들의 의식주 해결이 더 시급했던 시대적 여건에서도 몇몇 선각자들이 ‘노인병’이라는 화두에 집중하여 미래를 준비해 왔다. 그리고 50년이 지난 요즘 우리나라 노인은 전체 인구의 15%에 도달하여 마침내 고령사회가 본격 열렸고, 국민의료비 또한 건강보험진료비의 40%를 차지하는 상황으로 ‘노인병’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상황이다. 선견지명이라고 할까. 노인병학회를 창립한 선대 의학자들의 앞을 내다보는 지혜가 그래서 더 주목 받고 있다. 본지는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한노인병학의 약사를 조명하고, 창립 50주년 기념학술대회와 기념사업에서 강조된 학회의 새로운 50년을 향한 비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건강수명 100세 시대를 기대해 본다.

대한노인병학회가 걸어 온 50년…

대한노인병학회는 의학계에서도 ‘노인병’이라는 개념은 물론 용어도 생소할 당시 구미 선진국의 동향을 견문한 몇몇 의학자들이 학회 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아 1968년 10월 3일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빛을 보았다. 그 뒤 1969년 제1차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전문학술연구단체로 발전을 꽤했지만 창립 초창기에는 학회를 기동할 주변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중간에 두 번이나 활동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969년 11월 개최된 대한노인병학회 제1회 학술대회 기념사진.

침체기를 걷던 학회는 그러나 6대 김건열 회장(서울의대 명예교수)이 취임 한 1994년부터 재도약을 이뤄 명실상부한 노인의학 학술연구단체로 발전을 구가해 왔다.

노인병학회는 이 때부터 정기 학술대회를 봄, 가을 정례적으로 개최하기 시작했으며, 1997년부터 공식 학회지 ‘노인병’을 정기적으로 발행하며 회원들의 학술발전을 도모해 왔다. 이 같은 활동으로 2001년 대한의학회 정회원 학회로 인준 받았다.

특히 1998년부터 개원의를 위한 노인병연수강좌를 시작하였고, 2001년부터 ‘노인병 인정의’제도를 도입하여 노인병진료 전문가 양성에 주력했다. 그 결과 노인병인정의가 2018년 현재 5,000명을 넘어섰으며, 이들 대부분이 학회 정회원으로 가입하여 학회가 양적, 질적으로 발전하는 토대가 되었다. 현재 대한노인병학회 회원 수는 7,300여명으로 회원 수 기준, 대한의학회 회원 학회 가운데 10대 규모로 성장해 있다. 회원 분포 또한 내과와 가정의학과가 중심이 되고 있지만 신경정신과, 재활의학과 등 모든 임상과전문의들이 골고루 분포해 학회의 저변이 대단히 넓은 것이 특징이다. 노인병학회 7,300여 회원들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해 있지만 일찍이 영남지회, 호남지회, 충청지회, 제주지회 등 4개 지회를 결성하여 권역별로 연수강좌 등 학술행사와 학회에서 위임하는 사업을 주관해 오고 있다.

또한 학회는 노인병연구와 교육은 물론 진료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00년 ‘노인병학’ 교과서를 발행했으며, 이후 2005년과 2015년에 제2판, 3판 등 증보개정판을 발행하여 학술연구와 임상발전 동향을 교과서에 반영해 왔다. 동시에 2000년대 들어 노인병학 세부 연구발전을 위해 ‘연구회’를 잇달아 조직하여 학회차원에서 연구 활동을 지원해 왔으며, 2007년에는 ‘노인의학학술재단’을 설립하여 회원들의 학술활동을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1999년부터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여 회무 효율화를 이루고 있으며, 2001년에 일반인을 위한 홈페이지를, 2015년에는 영문홈페이지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동시에 학술연구의 글로벌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창립 40주년을 맞은 2008년 11월 제42차 추계부터 학술대회를 국제학회로 구성해 왔으며, 2016년부터는 학회지 ‘노인병’을 영문 잡지(AGMR)로 발행해 오고 있다. 학회의 영문 학술지 AGMR은 지난 2월 'ESCI'에 등재되는 경사를 맞았다.

국제학술교류에도 적극 나서 1999년 서울에서 개최된 아‧오 국제노인의학학술대회를 연관학회와 공동으로 주관하면서 준비와 진행 전반을 주도 했으며, 2013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20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 역시 사실상 주도하여 성공적인 개최에 이바지 했다. 앞서 일본노인병학회와 2000년부터 한국과 일본이 번갈아 개최하는 한일합동노인병심포지엄을 정례화 했으며, 작년부터는 이 심포지엄에 대만을 참여시켜 한‧일‧대만 합동심포지엄으로 발전시켜 왔다.

이밖에 노인병학회는 건강한 고령시대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에도 앞장서 일찍이 ‘건강노인선발대회(2000년)’를 개최하여 지역사회로 확산시켜 왔으며, 지난 2016년 노인의 날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세까지 건강하게’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전문가단체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노력도 과시해 왔다.

한편 대한노인병학회는 학술연구 전문단체로서 노인병 관련 정책발전을 위해서도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여 기회 있을 때 마다 학술대회 프로그램에 정책 심포지엄을 만들어 노인의학, 노인복지, 노인요양기관, 노인요양보험 등 관련 제도 발전을 위한 토론을 벌이고, 발전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 왔다. 아울러 노인병학 연구를 촉진하고 진료의 전문화를 위한 ‘노인병전문의제도’ 도입을 위해서도 박차를 가해왔다. 노인병 전문의제도 도입을 위한 준비와 노력은 지금도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학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미래 건강 수명 100세’ 슬로건 제정

대한노인병학회 50주년 기념로고와 슬로건

대한노인병학회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학회의 비전을 담은 슬로건으로 ‘미래 건강 수명 100세’를 내세웠다. 이는 곧 국민들의 건강수명이 100세에 도달하도록 학회가 의학학술전문가단체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책임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특히 학회는 창립50주년 기념 특별좌담회를 개최하여 학회가 걸어 온 길을 반추하고, 100년 역사를 어떻게 쌓아 갈 것인지 지혜를 모으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백현욱 회장, 이동호 이사장, 유형준 50주년기념사업단장 등 학회 중진들이 모여 토론을 벌인 좌담회에서는 “대한노인병학회가 내실을 이루고 노인병 전문학회로서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정체성을 확립해야 된다”는데 대체적인 의견을 모았다. 특히 좌담회에서는 “막연하게 노인인구가 증가하니까 노인의학이나 노인병학이 중요하다는 식의 접근을 탈피해야 된다”는 지적과 함께 현실에 부합하는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해 나갈 수 있도록 학회 차원의 담론의 시간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50년사 발간-‘노인병 Fact Sheet' 발표

대한노인병학회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학회 50년사를 편찬하고, 노인병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학회는 1년 전 창립50주년기념사업단(단장 유형준)을 발족하여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11월 10일 그 결과물을 발표했다.

대한노인병학회 50년사

특히 이번에 편찬한 노인병학회 50년사는 학회지 ‘AGMR 제22권’의 부록으로 제작하여 소박하지만 보존 및 열람이 용이하여 책을 받아든 회원들이 매우 신선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노인병학회의 이번 50년사는 내용구성이나 편집은 기존 학회사와 큰 차이가 없으나 표지디자인과 재질을 학회 잡지와 통일성을 갖춰 학회지와 함께 일련 번호 순으로 보존하는데 편리성을 부여했다. 무엇보다 양장제본을 피해 책이 한결 가벼워져 보관과 열람이 용이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유형준 50주년 사업단장은 “50년사를 기획하면서 회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역사를 깊이 있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궁리한 끝에 ‘가까이 두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낫겠다’는 생각으로 ‘잡지화’를 생각했다”고 밝히고, “막상 제작을 해 놓고 보니 예산도 줄이며, 실용성을 높여 학회다운 발상을 한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한노인병학회는 학회 50년사를 e-book으로 구현하여 학회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열람이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창립 5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제작한 ‘노인병 Fact Sheet'는 한국노인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향후 노인병 연구에 필요한 기초자료로서의 활용은 물론 국가차원의 노인정책과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는데 참고가 되도록 하였다. 이번에 제작된 ‘노인병 Fact Sheet'는 한국의 고령화 지표, 한국노인의 사회경제적 지표 및 한국노인의 건강관련 여러 지표 가운데 기존에 발표된 각종 국가 통계를 망라하여 분석‧정리하여 인용하고 제시했다. 특히 ‘Fact Sheet'에서는 노인의학의 관점에서 노인의 기능성 저하 및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을 제시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창립 50주년 기념식 미국-대만 대표도 참석

메인로비에는 ‘히스토리월’-‘포토 월’도 설치

제62차 추계 학술대회 1,000명 참가 대성황

대한노인병학회의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는 제62차 추계 학술대회와 병행하여 11월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열렸다.

특히 10일 저녁 거행된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는 역대 회장을 지낸 학회 원로에서부터 임원과 회원, 각계 귀빈 등 1000여명이 참석해 잔치 분위기를 이뤘다.

귀빈으로는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 장성구 대한의학회 회장, 김현숙 한국노인과학 학술단체연합회장, 미국 노인병학회를 대표하여 Jeffrey B. Halter 미시간 대학교 명예교수와 대만 노년의학회 신장황 상임이사(IAGG 2019 아시아/오세아니아 공동의장)가 참석해 대한노인병학회의 더 큰 발전을 기원하는 축사를 했다. 일본노년의학회 히로미 라구키 회장은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대한노인병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제62차 추계학술대회 기념촬영

기념식에서 백현욱 회장(분당제생병원내과)은 “지난 반세기 동안 노인이라는 세대가 아닌 노인이란 주제를 가지고 연구와 임상발전에 주력해 온 선배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대한노인병학회가 노인의학의 중심에서 학술, 연구, 교육은 물론 제도발전까지 선도하여 노인의학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져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동호 학회 이사장도 “지난 50년간의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예방적 생활습관 전파에 힘쓰고, 노인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앞장서 건강 백세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학회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기념행사에서는 역대회장에 대한 공로패 증정 및 학회 발전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유형준 50주년 기념사업단장(CM 충무병원 내과)에 대한 특별학술상 수여식이 있었다.

50주년 기념이자 제62차 추계학술대회에는 연인원 10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장기요양, 내분비, 소화기, 류마티스, 빅데이터, 치매, 인터내셔널 등의 21개 심포지엄과 세션에 참여해 최신 학술정보를 공유했다.

한편 ‘노인병학회 50주년, 미래 건강 수명 100세’라는 슬로건 아래 거행된 50주년 기념 심포지엄과 제21차 학술대회가 열린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메인로비에는 히스토리월과 포토 월을 설치하여 회원들이 학술대회 참관을 통해 학회의 50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장을 제공하기도 했다.[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대한노인병학회 주요 연혁]

-창립(1968. 10. 3)

-제1차 학술대회(1969. 11. 22)

-대한의학회 준회원 학회 인준(1994. 5. 4)

-학회지 ‘노인병’ 정기 발행(1997)

-제1회 개원의를 위한 노인병연수강좌(1998. 10. 18)

-아‧오 국제노인학학술대회 주관(1999. 6. 8~11)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1999)

-교과서 ‘노인병’ 발간(2000. 6. 24)

-제1차 한‧일노인병학회 개최(2000. 5. 13)

-제1회 건강노인선발대회 개최(2000. 10. 2)

-제1회 노인병인정의 시험 실시(2001. 2. 3)

-대한의학회 정회원 학회 인준(2001. 6. 14)

-이사장 제도 도입(2002)

-영남지회 창립(2004)

-교과서 ‘노인병’ 개정판 발간(2005. 6. 18)

-학회지 ‘노인병’ KoreaMed 등재(2005)

-호남지회 창립(2006)

-(재)노인의학학술재단 설립(2007. 12. 17)

-창립40주년 국제학술대회 개최(2008. 11. 22)

-충청‧제주지회 창립(2009)

-일반인을 위한 건강 홈페이지 구축(2011)

-제20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 공동 주관(2013. 6)

-교과서 ‘노인병’ 제3판 발간(2015. 5. 30)

-영문 홈페이지 구축(2015)

-학회지 ‘노인병’ 영문지 ‘AGMR’ 변경(2016)

-노인의 날 ‘백세까지 건강하게’ 캠페인(2016)

-한‧일‧대만 3개국 노인병심포지엄 개최(2017. 5. 27)

-의학학술상 제정(2017)

-학회지 ‘AGMR’, ‘ESCI’ 등재(2018. 2)

-제61차 춘계학술대회 개최(2018. 5. 19~20)

-창립 50주년 슬로건 및 엠블럼 제정(2018. 5)

-대한노인병학회 50년사 발간 (2018. 11)

-창립 50주년 기념행사(2018.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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