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안룰렛 같은 의료 환경 표현부터 철창에 갇힌 의사들 코스프레까지 다양화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집결한 1만2천여 명(주최 측 추산) 의사들의 분노와 위기의식이 대한문 앞에서 다양한 퍼포먼스로 표현돼 눈길을 끌었다.
회전식 권총에 단 하나의 총알만 장전하고 머리에 총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인 ‘러시안 룰렛’부터 위기의 의료 환경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시계를 거꾸로 회전시키는 퍼포먼스와 철창에 갇힌 의사들의 모습까지 다양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11일 오후 대한문 앞에서 ‘대한민국 의료 바로세우기 제 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퍼포먼스들을 진행했다.
우선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사법부는 그 책임을 의료진에게 돌리고 의사들은 돌아가면서 러시안 룰렛 게임 같이 법정 구속을 기다려야 하는 부당함이 표현됐다.
결국, 러시안 룰렛으로 인해 의사들은 의료 현장에서 사라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진료와 치료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
‘러시안 룰렛’ 퍼포먼스 막판에는 사법부(판사)가 심장마비로 쓰러졌음에도 이를 구해줄 의사들이 없어 판사도 죽음에 이르는 모습을 그려내 현실감을 높였다.
두 번째로 진행된 퍼포먼스는 마치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시간을 되돌려 현실을 바꿔낸 것처럼 최대집 회장이 직접 ‘의료 위기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장면이다.
최대집 회장은 “의료계는 위기 상황에 놓여있고 시계를 거꾸로 돌려 위기 상황에 처한 의료계 현실을 바꿔야 한다”며 “벼랑 끝에 몰려 있기 때문에 당당히 우리 손으로 의권을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마지막 퍼포먼스는 최대집 회장을 비롯한 의협 임원진들이 청와대 앞에서 의사 가운을 입은 채로 철창에 갇혀 있는 모습을 표현한 코스프레이다.
이들은 철창에 △형사책임 △불가항력 구속 △면허취소 지역 △심평의학 등의 명찰을 붙인 채로 의료계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을 시 의사의 상징인 흰 가운을 벗겠다고 외쳤다.
최대집 회장은 “의사, 환자, 모두를 위한 안전한 의료환경과 국민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진료환경을 마련해 달라”며 “대통령의 국정 철한인 ‘사람이 먼저’인 나라가 되려면 의료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철창 퍼포먼스에 참여한 의사들은 입고 있던 가운을 벗어 던지며 퍼포먼스를 마무리 해 정부를 향한 의료계의 분노와 호소에 간절함을 더했다.
이외에도 100초 발언대의 전자시계, 전문 방송 아나운서가 이번 총궐기대회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특별 영상 등이 행사장을 가득 채워 주목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