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000억 수출실현 넘어야할 산 많아 ‘과도한 기대는 금물'
당장의 성과에 흥분하기 보단 멀리보고 한걸음씩 나아가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보내주신 관심과 성원, 고맙긴 한데...’

대박 수준의 신약개발 기술수출에 언론이 흥분하자 당사자가 말리는 모양세 이다. 혹여 과도한 기대가 큰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총 규모 1조 4500억대 기술수출 계약의 주역 유한양행은 최근 언론 취재에 빼놓지 않는 답변이 있다. 오롯이 유한양행의 수익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한양행 한 관계자는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니팁으로 인한 모든 수익은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와 6(유한) 대 4(제노스코)의 비율로 나눈다”며, “이번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550억)도 그 비율(유한 330억, 제노스코 220억)에 따라 나눴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7월 제노스코의 선도물질을 10억원에 기술이전 받아 1년정도의 연구기간을 거쳐 해외 진출을 모색 끝에 이번에 글로벌기업 얀센 바이오텍에 기술수출의 성과를 올리게 됐다.

유한양행은 특히 대다수 보도의 머릿글이 ‘1조4000억~1조5000억 기술수출’로 장식되며 그 규모가 강조되는데 대해 부담을 나타낸다. 유한양행의 관련 보도자료 제목은 ‘유한, 얀센과 임상단계 폐암치료제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 체결’이라는 사실 서술형의 한 줄 제목이었다.

이 관계자는 “잘못된 수치는 아니나 이는 모든 단계의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상품화까지 완료했을 때 얻어지는 수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물론 지금은 한미약품의 선례 등으로 신약기술수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혹여 확정된 수익으로 오해해 과도하게 기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이 이같이 조심스러워 하는 데는 물론 이유가 있다. 기술수출이 신약개발 성공을 담보하진 못하기 때문이다. 신약개발 과정은 고난의 연속으로 당장의 성과에 흥분하기 보단 멀리보고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유한 관계자는 “신약개발은 실패도 자산”이라며, “한 단계 한 단계 착실히 나아가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R&D 및 오픈 이노베이션에 투자해 성공을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레이저니팁의 경우 내성 및 부작용이 적어 다른 치료제와 병용이 가능해 더 쓰임새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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