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곽 침범 악성종양 육종 환자에게 이식…티타늄 소재 강도 높고 가벼운 특징 지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중앙대병원이 3D프린팅 두개골 이식 수술과 인공턱 및 광대뼈 재건 수술에 이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흉곽을 3D프린팅으로 제작해 이식에 성공,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중앙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

중앙대병원은 이번 3D프린팅 인공흉곽 이식 성공으로 3D 프린팅 활용 수술·치료에 있어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중앙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팀은 최근 흉곽을 침범한 악성종양인 육종 환자의 흉골과 10개의 늑골을 광범위하게 절제한 뒤 순수 티타늄 소재의 3차원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인공 흉골과 늑골을 이식해 흉곽 재건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3D프린팅 인공 흉곽 이식에 성공한 환자는 55세의 남성으로 흉골 및 늑골에 악성종양인 육종이 생겨 광범위한 가슴뼈 절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환자는 광범위한 흉곽 절제 및 이식 수술이 필요했으나 기존의 골 시멘트 등을 이용한 재건 수술 방법으로는 환자의 흉부에 정확히 맞는 흉곽을 만들기가 어렵고 소재도 무거워 수술 후 흉부의 불편감과 호흡곤란 및 세균 감염 위험이 높았다.

또한, 환자는 3개월 동안 항암치료 중 부분적인 치료 효과를 보여 종양이 작아지고 새로운 병변이 없는 상태를 보이는 듯 했으나 수술 1주일 전부터 급격히 종양이 다시 커져 흉곽 절제와 이식 수술을 하지 않으면 기대수명이 6개월 이하로 떨어지는 시급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와 성형외과 김한구 교수를 비롯한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영상의학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중앙대병원 의료진은 다학제 진료를 통해 환자 병변의 컴퓨터 단층촬영을 바탕으로 절제수술 범위와 가슴뼈 재건 범위를 결정했다.

3D프린팅 티타늄 인공흉골 이미지들.

이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김건희 연구팀과 협의해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재건 범위에 적합한 인공 가슴뼈를 디자인했다.

박병준 교수팀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삼차원 프린팅 공정기술을 이용해 인체에 무해하고 실제 인체의 골구조보다 단단하지만 무게 190g의 가볍운 ‘순수 티타늄’ 소재의 환자 맞춤형 인공 흉곽을 제작했다.

순수 티타늄 인공흉곽은 흉부 압박을 해도 부러지지 않는 탄성을 가졌으며, 안정성과 기능성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식약처가 지정한 생물학적 안정성 시험과 강도 및 인장도 시험을 거쳐 중앙대병원 IRB(임상시험위원회) 승인을 받았고 박병준 교수팀은 지난 흉벽 절제술 및 재건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게 된 것.

중앙대병원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환자는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보이며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

박병준 교수팀의 3D프린팅 인공흉골 이식 재적 수술 장면

3D프린팅 흉골 이식 수술은 국제적으로 소수의 유명 병원에서만 성공한 이식술로 국내에서는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팀이 처음으로 시도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영국,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한국의 중앙대병원이 수술을 성공하게 된 것.

이번 3D프린팅 인공 흉곽은 가로 286mm, 세로 172mm로 세계 최대의 맞춤형 인공 흉곽으로 제작돼 기존 해외에서 시도된 3D프린팅 흉골 이식과 비교해 수술 범위가 가장 광범위하고 난이도 높은 이식술이다.

박병준 교수는 “골 시멘트나 티타늄 막대 등을 이용한 기존의 흉곽 성형술은 환자에게 꼭 맞는 모양을 만들기 어렵고 무게가 무거워 수술 후 흉부불편감과 호흡곤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빈번할 뿐만 아니라 이물 반응이나 세균 감염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어 “이번 티타늄 소재의 3D 프린팅 흉곽은 기존 인공 소재보다 가벼우면서도 환자의 가슴에 꼭 맞게 개별 제작돼 정밀성과 강도를 높임으로써 수술 후 감염 및 합병증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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