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환자가 여러 병원 다니며 다수의 처방받아, 진상조사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살 빼는 마약으로 불리는 식욕억제제가 무분별하게 처방‧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사진)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 환자가 여러병원을 전전하며 다수의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광수 의원에 따르면 “한 환자가 24개 병원에서 73회 걸쳐 1353정의 식욕억제제(펜터민)를 처방받고, 또 다른 환자는 특정병원에서 3870정의 식욕억제제(펜디멘트라진)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3870정은 식약처 권고대로 하루 1정을 복용한다해도 무려 10년 이상 복용할 수 있는 양”이라며 으로써 오남용, 중독, 밀매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식욕억제제는 마약 성분이 포함,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관리되고 있으며 장기간 복용하면 의존성이나 내성이 발생할 수 있고, 두통이나 구토, 조현병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최대 2알로 4주 이내 복용을 권장, 최대 3개월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김광수 의원이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처방된 식욕억제제(성분명 펜터민, 펜디멘트라진 등)에 대한 처방횟수, 처방량 상위 100명을 분석한 결과, 처방량 기준으로 약 3개월간 100명이 총 15만 8676 정을 처방받았으며 이는 100명이 하루 한 정을 복용할 경우 226주, 무려 4년이 넘게 복용 가능한 양이다.

처방량 기준으로 상위 10명을 분석한 결과 △26회 3870정 △28회 3108정 △13회 2520정 △6회 2352정 △17회 2316정 △10회 2175정 △44회 2170정 △17회 2150정 △37회 2072정 △22회 2047정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김 의원은 “펜터민, 펜디멘트라진 등의 성분이 들어간 식욕억제제는 신경흥분제 계열인 향정신성의약품의 약물들로서 나중에는 약을 끊어도 의존성이 생겨 끊기 힘들다”며 “특히, 환자 한 명이 특정 병원에서 총 26회 3870정을 처방받은 것은 상식선을 벗어난 처방이며 마약류 밀매 가능성도 있는 만큼 보건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살 빼는 마약으로 불린 식욕억제제는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돼 그 관리에 있어 보건당국의 감시울타리를 벗어나 있었지만,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된 만큼 보건당국의 책임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식욕억제제 등 향정신성의약품 관리에 대한 보건 당국의 대책을 꼼꼼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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