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김송철·주진명 교수팀, 나노입자 이용 측정…치료효과 피드백 개선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생분해성 실리콘 나노입자를 이용해 약물의 생체 내 이동 및 분해되는 과정을 비침습적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개발됐다.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김송철, 융합의학과 주진명 교수

부작용 없이 체내에서 이루어지는 약물전달과 치료과정을 신속하게 모니터링 함으로써, 기존 약물전달 모니터링 과정을 간소화하고 치료효과에 대한 피드백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 융합의학과 주진명 교수팀은 최근 생분해성 실리콘 나노입자의 형광특성을 이용한 약물전달 모니터링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 시스템은 실리콘 나노입자 내부에 탑재된 약물의 방출 과정이 나노입자의 생분해 과정과 긴밀한 상관관계를 가지며, 실리콘 나노입자가 형광신호를 발생시킨다는 것에 주목해 이 신호의 변화를 특수장비로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실리콘은 독특한 광학적 특성으로 인해 나노입자로 제작할 때에 특유의 근적외선 형광신호를 발생시킨다. 형광신호는 일반적인 유기물 또는 생체 내에서 발생하는 자가형광에 비해 매우 긴 감쇄시간을 가지기 때문에 생체 외부에서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명확하게 구분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나노입자의 생체 내 이동과정과 약물 방출과정을 모니터링 하는 기술은 유기물 형광체를 나노입자에 인위적으로 결합하거나 혈액 또는 조직검사를 통한 방법을 이용했지만, 생분해성 나노입자 고유의 형광특성을 이용해 비침습적으로 약물 전달 과정을 모니터링 하는 기술은 드물었다.

특히 이번 연구에 시분해(time-resolved) 형광분광법을 활용해 실리콘 나노입자의 생체 내 형광 감쇄시간을 측정하고 이를 특수 장비로 촬영해 약물방출과정을 모니터링 하는 기술은 형광세기 신호를 통해 나노입자와 약물의 생체 내 이동과정을 추정하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혁신적으로 극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실리콘 나노입자의 형광감쇄시간이 수백 마이크로초에 이르는 것에서 착안해, 수십 나노 초(nano-second)에 불과한 자가형광의 감쇄시간으로부터 구별해내는 방법을 찾았다.

또한 약물을 탑재한 실리콘 나노입자의 생분해 과정에서 형광신호의 파장이 짧아지면서 감쇄시간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 과정을 신속하게 측정함으로서 생체 내 약물 전달 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된 것이다.

나노입자를 이용한 약물전달 시스템에 대한 연구는 체내 주입 시 독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이 완전히 제시되지 못해 매우 제한적 기술만 FDA 승인을 통해 중개의학적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실리콘 나노입자는 주입된 후에 규산 형태로 분해돼 배출되며, 생체 부작용을 야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무독성 나노 약물 전달체로 크게 각광받을 전망이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실리콘 나노입자는 분자수준의 화학약물 외에도 DNA, RNA와 같은 유전자 또는 여러 종류의 단백질도 탑재해 전달할 수 있다고 보고돼있으며, 감염질환과 암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표적치료도 가능한 플랫폼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교수는 “나노소재와 생체 상호작용에 대한 기초연구는 물론 약물처방과 치료과정 사이에 빠른 피드백을 통해 치료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생존율이 낮은 췌장암 환자 수술과 세포이식 치료 후 약물 방출과 모니터링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안을 후속연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주진명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나노입자를 이용한 약물 전달 플랫폼은 전세계적으로 오랜 기간 주목받고 있었지만 독성평가에 대한 해답이 명확히 제시되지 못해 매우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임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다양한 분야와 융합연구를 통해 중개의학적 활용가치와 경제적, 산업적 파급효과가 높은 연구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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