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바이오텍 리제네론 러브 콜속 ‘REGN2810’ 병용 신약개발 ‘순항’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신라젠 펙사벡이 또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빅바이오텍으로 꼽히는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社의 항PD-L1 면역항암제 ‘REGN2810’(성분명 세미플리맙)을 병용하는 신장암 치료제 공동개발이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양사가 협약을 체결한 이후 올 6월엔 미국에서 환자모집을 개시했다는 소식을 전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국내 첫 환자 등록이 이뤄졌다.

각각 임상중인 신약을 병용해 새로운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도 드문 일인 데다 세계적으로 유망 바이오 기업이 국내 개발 신약에 러브 콜을 보냈다는 것도 화제이다. 리제네론은 사노피가 최대주주로 지분 약 22%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의 신약개발에 성공해 2016년 8월 포브스(Forbes) 선정 전세계 혁신기업 3위에 올랐다. 사노피는 REGN2810을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하기 위해 리제네론에 21억7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리제네론이 펙사벡을 탐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펙사벡은 우두(vaccinia)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독성을 없앤 항암바이러스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펙사벡은 종양 주위 신생혈관을 폐쇄하는 효과도 발휘한다. 종양 주변 혈관내피세포는 종양 증식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이를 차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펙사벡은 암세포를 파괴하는 과정 중 수지상세포를 활성화하고 적응면역 반응을 촉진한다.

수지상세포는 주요 항원전달세포로 킬러T세포가 특정 항원을 가진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지시한다. 펙사벡 내 젖당분해효소는 항암바이러스의 생체 내 활성도가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마커로 활용된다.

리제네론이 기대하는 항암바이러스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시너지 효과는 미국 암젠의 항암바이러스 ‘임리직’의 흑색종 임상연구에서 입증됐다. 임리직은 진행성 흑색종 환자 총 21명에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한 임상 1b상 연구결과 객관적반응률(ORR) 57.1%를 달성했으며, 전체 환자 중 23.8%는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를 보였다. 단독요법으로 진행된 3상 임상연구에서 ORR 26.4%, CR 10.8%인 것에 비해 효과가 배 이상 상승했다.

한편 펙사벡이 주목받는 것은 역시 간암치료제로서의 높은 가능성 이다. 간암의 경우 항 PD-1 면역항암제로는 재미를 못 봤다.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이 그 벽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신라젠이 진행 중인 펙사벡의 글로벌 3상 임상 ‘PHOCUS’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이다.

펙사벡은 절제 불가능한 간암 환자 총 30명을 대상으로 8주간 진행한 미국 FDA 승인 임상 2a상 결과가 2013년 2월 ‘네이처메디슨’(Nature Medicine)의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실려 화제를 모았다.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완전관해(CR) 사례가 보고되는 등 기존 1차 치료제인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sorafenib, 개발사 바이엘) 요법에서 나타나지 않던 효과를 입증했다.

임상에 참여한 전체 환자 30명 중 13명은 한국인으로 연구결과 고용량 투여군(16명)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14.1개월로 저용량 투여군(14명)의 6.7개월보다 배 이상 길었다.

질병조절률은 전체 환자의 50%로 넥사바의 35%나 43%에 비해 높았다. 치료 전후에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해 투여한 부위와 투여하지 않은 원격종양 부위를 평가했다. mRECIST(modified Response Evaluation Criteria in Solid Tumors) 기준 객관적반응률은 15%였으며, Choi 기준 종양반응률은 62%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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