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응매뉴얼/전담콜센터 추진…검찰-법원에 엄격한 양형기준 개선 요청 계획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가 지난 2일 마감된 의료기관내 폭력 근절 국민 청원과 별개로 다각적인 대응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비록 청원 동의자가 20만명을 돌파하진 못했지만 향후 의료기관내 폭행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응 매뉴얼 제작이나 가중처벌에 대한 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제도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초 익산병원 응급실 폭행사건으로 시작된 의료인 폭력근절 청와대 국민청원(“감옥에 갔다 와서 칼로 죽여버리겠다”)이 청원기간 내내 최다 추천 목록의 자리를 지키며, 최종 14만7885명 동의로 마감됐다.

의협은 “폭력 없는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해 준 모든 보건의료인과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며 “정부가 직접 답하는 기준을 20만명으로 설정해놓았다지만, 15만이라는 숫자를 결코 무시하거나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의협은 오는 5일 12시 청와대 인근 효자동치안센터 앞에서 의료기관내 폭행에 대해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이날 집회에는 최대집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임원들이 참여해 의료계의 줄기찬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일 발생하고 있는 폭력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답변을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의협은 경찰청장과의 조속한 면담을 통해 의료기관내 폭력사건 발생 시 대응매뉴얼과 전담콜센터 신설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경찰청의 전향적인 수사대응 매뉴얼이 마련되는대로 의협 자체적으로도 ‘의료기관 내 의료인 폭행 대응 매뉴얼’을 배포할 계획”이라며 “경찰청과 협의를 통해 응급실내 무장경찰 상주의 필요성과 의료인 폭행 전담 대응팀(콜센터) 조직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의협은 검찰과 법원의 엄격한 양형기준 개선에 대한 요청에도 나선다. 응급실 등 의료기관내에서 진료 중인 의료인을 폭행하는 것은 상습상해에 준해 엄벌에 처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의협은 오는 14일 오후 6시 30분 용산드래곤시티호텔에서 전국 42개 상급종합병원 병원장(의료원장) 및 대한병원협회장,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 등과 함께 ‘응급실 의료인 폭력 사태 대응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의료인 폭행 관련 대국민 호소문 및 대정부 서신 등에 관해 논의하고 공동대처를 주문할 예정이다.

의협은 “의료기관내 의료인 폭력사태에 대한 근본적이고 전향적인 문제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다각도로 힘써나가겠다”라며 “진료실 폭행사건이 심각한 범죄행위임을 인지하도록 대국민 캠페인 진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와 사법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