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권 리얼월드 데이터, '엘리퀴스 출혈위험 감소 우위'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항응고제(NOAC) 시장에서 바이엘의 자렐토, BMS·화이자의 엘리퀴스, 베링거인겔하임의 프라닥사, 다이이찌산쿄의 릭시아나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권 리얼월드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이번 한국, 대만, 일본에서 발표된 NOAC 리얼월드 연구 결과에서 BMS·화이자의 엘리퀴스가 타 경쟁제품들보다 출혈 위험 감소에서 한발 앞서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NOAC은 제품 특성상 안전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고 이는 안전성에 대한 비교 우위는 환자의 출혈 위험을 고려해야 하는 항응고제의 특성상 처방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서울대병원 최의근·차명진 교수팀은 정부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NOAC의 치료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아시아 지역 리얼월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었으며, 한국인 최초의 리얼월드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는 2017년 10월 국제학술지 ‘Stroke’ 에도 게재되며 주목을 받았다.

연구는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등록된 비판막성 심방세동(NVAF) 환자(392,151명) 중 와파린(23,222명) 대비 엘리퀴스(2,189명), 자렐토(5,681명), 프라닥사(3,741명)의 효능과 안전성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2014년과 2015년 사이 고위험 심방세동 환자 중 NOAC 복용자의 허혈성 뇌졸중, 두개 내 출혈(ICH)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와파린 복용자의 성향점수(propensity score-matched)와 비교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엘리퀴스, 자렐토, 프라닥사는 모두 와파린과 비슷한 수준의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을 보였으며(엘리퀴스 1.3%, 자렐토 1.9%, 프라닥사 1.8%, 와파린 1.5%), 3개 NOAC 모두 ICH에서는 와파린 대비 발생 위험이 낮았다. (엘리퀴스 0.5%, 자렐토 0.9%, 프라닥사 0.6%, 와파린 1.3%)

특히, 엘리퀴스와 프라닥사는 허혈성 뇌졸중이 각각 1.3%, 1.8%(와파린 1.5%), ICH가 0.5%, 0.6%(와파린 1.3%),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 1.5%, 2.4%(와파린 4.6%)로 발생해 와파린 대비 낮은 발생 위험을 보였다. 또한 엘리퀴스와 프라닥사는 이전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한 적이 없는 환자 23,262명에서 와파린 대비 ICH 발생 위험을 68% 감소시키며 우월한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대만의 NOAC 데이터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와파린 대비 우월성을 입증해 국내 치료 환경에 유용한 연구 결과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는 Taiwan National Health Insurance Research Database(NHIRD)에 등록된 NVAF 환자 79,637명 대상 와파린(19,375명) 대비 엘리퀴스(5,843명), 자렐토(27,777명), 프라닥사(20,079명)의 효능과 안전성을 분석하고, 각 제품의 저용량 및 표준용량 별 하위 그룹에 대해 분석했다. 또한 성향점수 가중치를 사용해 와파린 대비 엘리퀴스, 자렐토, 프라닥사의 허혈성 뇌졸중/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엘리퀴스, 자렐토, 프라닥사 모두 저용량에서 와파린 대비 허혈성 뇌졸중/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감소시켰다.

특히 엘리퀴스는 와파린 대비 허혈성 뇌졸중/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각각 45%, 59%, 42% 감소시켰는데, 이는 NOAC 중 가장 우월한 결과다. 또한 엘리퀴스 표준용량은 와파린 대비 허혈성 뇌졸중/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각각 55%, 71%, 77% 감소시키며 안전성을 보였고, 특히 엘리퀴스는 표준용량에서 주요 출혈 위험을 감소시킨 유일한 NOAC이었다.

일본의 리얼월드 연구는 Health claims and Diagnosis Procedure Combination(DPC) 데이터에 등록된 NVAF 환자 38,662명을 대상으로 와파린-엘리퀴스 코호트(각 5,977명), 와파린-자렐토 코호트(각 6,726명), 와파린-프라닥사 코호트(각 5,090명)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방식은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사용해 275개 위탁 병원의 데이터 조합 기반으로 진행했고, 성향점수를 분석해 와파린 대비 엘리퀴스, 자렐토, 프라닥사의 안전성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와파린 대비 주요 출혈 위험을 엘리퀴스가 41.4%, 자렐토가 30.7%, 프라닥사가 38.3% 감소시키며 엘리퀴스가 가장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모든 출혈 위험에서 자렐토와 프라닥사는 와파린 대비 출혈 위험 감소 효과를 확인하지 못한데 반해, 엘리퀴스는 모든 출혈 위험을 와파린 대비 21.8% 감소시켜 가장 안전한 NOAC임을 확인했다.

NOAC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제품들 간의 경쟁 속에서 한국, 대만, 일본 동아시아 리얼월드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을 더욱 견고히 한 엘리퀴스.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데이터 측면에서 엘리퀴스가 승리를 이끈 듯하다. 앞으로 NOAC이 어떤 데이터를 이어 보여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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