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성별차이 고려 환자 맞춤형 치료해야’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의료진이 위식도역류질환이 성별에 따라 발생기전 및 증상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해 주목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경상대 병원 김진주 교수 연구팀은 위식도역류질환이 성별에 따라 발생 기전이 상이하며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가슴쓰림, 목 이물감, 우울감이 흔하게 나타나 결과적으로 삶의 질이 크게 낮아진다는 사실을 최근 밝혔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식도 점막이 헐어 있는 역류성 식도염과, 식도 손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비미란성 역류질환으로 나뉘는데, 국내의 경우 비미란성 역류질환 환자가 8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비미란성 역류질환은 주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역류성 식도염은 이와 반대로 남성 환자가 여성에 비해 3배 많아 같은 위식도 역류질환이라도 성별에 따라 발생 양상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이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세포와 세포 사이의 틈을 막아주는 밀착연접관련 단백질 발현을 높여 식도를 방어하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김나영 교수 연구팀은 남성과 여성에서 각각 밀착연접관련 단백질 발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 임상적인 증상을 포함해 우울·불안 증상과 질환이 삶의 질에 끼치는 영향까지 남녀 간 차이를 비교하고자 한 것.

연구팀은 역류성 식도염 환자 45명, 비미란성 역류질환 환자 14명, 건강한 자원자 16명의 내시경 데이터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남성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건강한 남성에 비해 밀착연접 관련 단백질 수치가 낮았다.

이는 밀착연접관련 단백질 발현 정도가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남성 환자에서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여성 역류성 식도염 환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단백질 발현에 변화가 없어 역류성 식도염 발생 기전이 남녀별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역류성 식도염 증상을 느끼는 환자의 비율은 여성이 86.4%, 남성이 56.5%로 여성 환자에서 훨씬 높았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가슴쓰림, 위산역류, 흉통 증상 모두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났고 특히 목이물감을 호소하는 비율은 남성에서는 28.6%에 그친 것에 반해 여성에게서는 100%에 달했다.

이에 더해 여성 환자들은 수면 장애, 식이 문제까지 함께 겪게 되는 경우가 많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김나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남성에게는 밀착연접관련 단백질 발현이 역류성 식도염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여성에게는 중요하지 않아 남녀의 발생 기전이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며 “여성 환자의 경우 남성과 달리 위식도역류질환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의료진은 이러한 성별차이를 치료방침에 적극 반영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여성과총 젠더혁신연구센터(GISTeR)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대한소화기학회가 발생하는 학술지 ‘장과 간(Gut and Liver)’ 7월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