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기능 신규 탑재‧새병원과 공공의대 설치 박차…서울대 아성 뛰어넘을지 ‘관심’

2021년 원지동에서 완공 예정인 국립중앙의료원 조감도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국립중앙의료원이 공공의료 기능을 대폭 강화 ‘공공의료 NO.1’을 표방하고 나선 가온데 서울대학교병원이 공공보건의료‧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이하 NMC)은 최근 조직체계를 강화, 의료원 새병원 건립 및 공공의료대학 설립을 위해 조직체계를 보강했다.

새병원 건립과 공공의료대학 설립을 위한 NMC의 행보는 예상됐던 내용이지만, 여기에 더해 NMC는 공공보건의료본부의 기능 확대까지 꾀했다.

특히 기존에는 없었던 공공의료정책기획팀의 신설은 공공의료분야에 대한 ‘연구’ 기능을 활성화하고 정책 아이디어를 보건복지부에 지원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NMC에 공공의료 정책기능이 부재하다는 지적은 줄기차게 지속돼왔던 부분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은 ‘공공의료의 효율성과 만족도를 높이고 수준 높은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 육성하여 공공의료를 선도하게 함으로써 국민건강 증진과 국가보건의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 NMC 조직 내에서 공공의료 정책 생산 기능이 없다는 점은 ‘선도할 수 있는 머리’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공공의료 정책 생산 기능 추가가 '머리'라면 이번에 추가된 ‘공공의료평가운영팀’과 ‘공공의료정보통계팀’은 공공의료 발전을 위한 '손발'이 될 수 있다. 평가는 기관의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고, 통계는 기관의 정책을 보좌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이 두 항목은 전국의 공공의료분야를 컨트롤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이미 발표됐던 내용이지만, 새병원 건립과 공공의료대학 설립 추진도 NMC의 의료 질 향상, 교육 기능 강화가 기대되는 부분이기에 향후 더 많은 인적 자원이 NMC에 지원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서을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홈페이지 사진. 2016년 10월 서울대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공보건의료 정책개발 근거 마련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물론 NMC는 아직까지 건보공단과 관련 내용을 포함한 업무 협약을 맺지 못한 상태다.

서울대병원과 공공의료분야 건곤일척(乾坤一擲) 대결?

NMC의 이러한 행보 속에 그간 서울대병원이 상당 부분 가지고 있던 공공보건의료 정책 개발 기능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현재 별도 조직인 공공보건의료사업단에서 정책연구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2016년 8월 서울대병원은 윤영호 6대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을 임명하면서 공공보건의료사업단 조직을 독립시키고 정책연구기획팀을 이관한 바 있다.

당시 서울대병원은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을 ‘정부 협력파트너 수행기구’로 역할을 수행하게끔 했다. 윤영호 단장 취임 기간 동안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 수립 추진부터 C형간염 집단 발생 대응 정책 수립 보좌,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연명의료법 제정 위한 싱크탱크 역할 등을 수행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공보건의료 정책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역동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러한 서울대병원의 행보 속에서 NMC의 자리는 없었다.

이렇게 편중됐던 힘의 역학관계는 NMC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향후 완화되거나 뒤바뀔 개연성이 존재한다.

당장 복지부는 지방선거 이후 공공보건의료발전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의료 거버넌스부터 보건소 기능‧역할, 각종 공공의료사업 등을 복지부 내 관련 부서와 관련 부처,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해 담은 내용인데 복지부는 NMC를 ‘공공보건의료의 중추’로 삼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가 공공보건의료발전계획 발표 이후 실무 추진을 위한 정책 연구 등을 NMC에서 대거 도맡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NMC의 정책 기능 강화는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던 부분”이라며 “향후 NMC가 공공보건의료의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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