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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급여, 가치기반 급여설계 ‘전단계일까?’보사연, 행위별 수가제와 다른 '성과 지불방식' 보상 연구
가치기반 의료시스템의 구축 요소. 출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 의료시스템의 혁신 성과 평가’, 강희정.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정부가 예비급여 등을 통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예비급여 시스템이 가치기반 급여설계의 전초전으로 읽힐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 의료시스템의 혁신 성과 평가’에서 국내 의료체계가 가치기반 의료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강희정 연구위원이 내세운 제일 큰 화두는 ‘측정과 평가’이다. 행위별로 노동력과 비용이 들어간 수준을 계량해 가격을 산정‧지급하는 행위별수가제와는 다르게 가치기반 급여설계는 의료적 결과와 비용 데이터를 분석, 결과와 비용 측면에서 제공된 서비스의 상대적 가치를 결정하게 된다.

 즉 비용과 결과에 대한 투명성 있는 측정과 공개를 기반으로 둬야 하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의약품 선별 목록 등재(건강보험심사평가원)와 보건의료기술평가 절차 도입(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으로 구조적 여건은 갖춘 상태다.

 강 위원이 제시하는 가치기반 지불보상은 결국 ‘행위별수가제에서 성과지불보상 방식을 추가적으로 활용, 점진적으로 측정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급자의 인식과 행태 변화를 유도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인구기반 지불제도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갖게 된다.

 예비급여는 결국 ‘같은 행위‧같은 노동량’에 대해 가치‧목표점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투입이 차등으로 이뤄진다는 의미를 포함하게 된다(환자 부담 제외).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행위별수가제의 근간인 ‘상대가치점수’의 중요성이 하락하고, 예비급여 모니터링을 고도화시켜 타 지불 방식의 근간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측정‧평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졌을 때를 전제로 한다면 향후 건강보험 지불제도는 기존의 행위별수가와 일부 인센티브 지불(만성질환관리제 등)로만 운영되던 방식에서 다양한 지불 방식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현재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질평가지원금처럼 ‘질 기반 지불’ 방식과 함께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지불하는 ‘성과 기반 지불’, 특정 시술이나 이슈에 대해 통합적으로 지불하는 ‘통합 지불’, 공급자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특정 질환에 대해 기초자치구 단위 구성원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상을 받는 ‘인구기반지불’ 방식도 선보일 수 있다.

 강 위원은 가치기반 의료시스템으로 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과제로 거버넌스 구축을 내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단위에서 통합적으로 의료질 평가사업을 운영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그는 “다양한 관리주체에 의해 분절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현행 의료 질 관련 평가영역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거버넌스 및 국가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보건복지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구성 범위를 넓히고 관련 사항에 대한 심의․조정 및 추진사항을 점검하는 권한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표준화된 전자정보 공유‧수집시스템 구축과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의 상호 운용지원 조직 설립 등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정부도 가치기반 의료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무파트에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보여주기에는 아직 준비할 부분이 많아 우선 심사체계 개편 등으로 ‘단순히 수가 삭감만을 위한 심사가 아닌, 환자에게 적정한 행위였는지 여부부터 파악하는’ 기초 작업을 준비 중인 상황이다. 복지부는 약 2주 전 관련 조직으로 심사체계 개편 TF를 발족, 이중규 서기관을 TF 팀장을 임명한 바 있다.

 이중규 팀장은 “많은 지적에 따라 심사 체계를 환자에게 적정한 행위였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려 하지만, 세부적인 방안을 지금 바로 내세우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한꺼번에 바꾼다기보다는 하나 하나 점진적으로 정책 기조를 세우면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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