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마녀사냥 중단’ 촉구…의협 산하 단체와 조율 강력한 대응 예고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최대집 당선인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으로 관련 의료인들이 구속되자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은 지난 3일 오전 남부지법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에 연루된 의료인들의 구속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4일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끝내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3인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이는 중환자를 돌보는 모든 의료인을 구속한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지 100여일이 지났고 수사도 종결되는 시점에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심지어 관련 의료진 중 한명은 암 환자로 투병 중인데 도주의 위험을 물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특히 최 당선인은 이번 사건은 열악한 의료환경과 불합리한 의료제도, 기형적 의료시스템 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전제 없이 구속과 처벌로만 의료인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면 제2 제3의 이대목동병원 사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의료인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한다면 복지부와 병원장까지 구속돼야 타당한 것 아니냐는 것이 최 당선인의 판단이다.

최 당선인은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책임을 의료인에게 떠넘긴다면 아무도 의료현장을 지킬 수 없다”며 “최선의 진료를 다하고도 불행한 상황이 일어나는 곳이 의료현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는 죄형법정주의 대원칙과 법률 명확성의 원칙을 무시한 이번 구속영장 발부에 결연히 불복한다”며 “의료진에 대한 비합리적 마녀사냥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최대집 당선인은 16개 시도의사회, 대한의학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을 포함한 의협 산하 단체들과 의견을 조율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근본적 원인은 기형적 의료시스템=각 시도의사회 측에서도 최대집 당선인과 같은 입장을 내비치며, 근본적인 원인은 기형적인 의료시스템에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시도의사회는 의료인의 처벌보다는 의료인들이 안심하고 국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우선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사건은 근본적 원인이 의사의 희생에 의존해 위태롭게 이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기형적인 의료시스템에 있다”며 “이를 알면서 방치라고 의사와 병원에 대응할 책임을 미뤄온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또 서울시의사회는 “정부는 장비와 병상수 확장에만 지원을 편중하고, 인력은 제대로 지원하지 않아 만성적 인력 부족을 야기한 것이 문제”라며 “처벌에 앞서 의료진이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도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의 조성이 선행돼야한다”고 제언했다.

대전시의사회에서도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은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하고자 순간의 시간과 사투하는 진료현장”이라며 “의료진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절박함이 깃들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시의사회는 “이번 사건은 고위험, 응급환자를 기피하는 등 의사들의 방어 진료를 조장해 결국 피해는 환자나 그 가족, 나아가 일반 국민이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구속된 의료진들이 석방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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