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초대 회장 “심각한 부상 미연의 방지…선수 돕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 노력”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전국 800만 야구팬들을 설레게 하는 2018 한국프로야구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리그의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스타성있고 노력하는 선수 그리고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과 공정한 심판, 체계적인 팀 구성 나머지 하나가 있다면 바로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며 경기력을 유지시키고 불의의 부상과 사고를 막고 재기를 돕는 의료진들이 아닐까?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지원으로 팀닥터협의회가 최초 출범했다. 프로야구 선수의 부상 방지와 예방을 위해 정보를 교류하면서 KBO 의무위원회 설치와 상호 지식 및 정보공유, 국제경기 의무지원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프리시즌 메디컬체크와 포스트시즌 메디컬체크를 통해 선수들의 심각한 부상을 미연의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박진영 KBO 팀닥터협의회 초대 회장

이번 팀닥터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된 박진영 네온정형외과 원장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가능한 선수를 빠르게 경기에 투입하고 싶을 구단과 재발 등에 대한 두려움으로 늦게라도 완벽한 상태에서 경기를 뛰고 싶은 선수 그리고 반대의 케이스가 발생하더라고 하나의 근거와 지표를 만들어 주면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오클랜드 에이스를 이끄는 천재 단장 빌리빈은 말했다. 첨단 분석통계자료로 무장해 가성비(?)를 갖춘 선수들을 다수 활용하며 자신의 팀의 몇 배를 넘는 예산을 가진 팀들을 무너뜨렸던 자신을 상징하는 ‘머니볼’을 넘어 ‘메디신볼’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치의 시스템은 ‘언감생심’ 사치이고 트레이너나 물리치료사도 제대로 없었으며 "무조건 한번 해보자"는 으쌰으쌰 분위기 속에서 구단의 종속된 마사지사가 선수들의 건강을 좌우하던 초창기 시절. 하지만 지금은 국내에서도 필수 요소인 필드 닥터를 비롯해 도핑과 각 관절 담당의가 있는 구단이 있을 정도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큰 인기를 얻고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선수들을 건강하고 오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진의 비중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선 의료 데이터와 바른 조언, 선수 혹사 막고 롱런으로"

어깨 치료 분야의 세계적 명의로 꼽히는 박진영 초대회장은 “각 팀 마다 가지고 있는 선수들의 능력치를 앞선 의료 데이터로 제공해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바른 조언으로 혹사를 막아 로테이션을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팬들에게 널리 사랑받은 베테랑 선수들은 오래 롱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유명 구단 팀닥터들 그리고 토미 존 서저리의 메카로 유명한 LA 조브 클리닉 등 의료진들과도 널리 교류하며 많은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스포츠 종목별로 피부로 느꼈던 차이와 프로뿐만 아니라 뿌리가 되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들이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역대급 빠른 시작을 하는 이번 시즌을 바라보며 박 회장은 “몸을 잘 만든 선수들도 있겠지만 준비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빠르게 처지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며 “로테이션 배려는 물론이고 충분한 웜업도 필수적이다”라고 조언했다.

38세 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어깨 수술을 받았지만 복귀 후 큰 부상을 당하며 계약기간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한 수도권 A투수, 거액의 FA 계약을 맺고 몸값을 해내기 위한 빠른 복귀를 했다가 예상치의 몇 배의 재활기간을 가지며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지방의 B외야수, 팬사인회를 금지시키고 개인 트레이너와 이른 전지훈련으로 팔꿈치를 관리했지만 결국 수술에 이르게 된 국가대표 C투수 까지.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억에 남는 선수들을 나열하고 “좋아하는 팀은 밝힐 수 없지만 야구와 정든 선수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결국 선수도 의사를 잘 만나야 하고 의사도 선수를 잘 만나야 한다. 지금껏 노력했던 것처럼 팬들이 아끼는 선수들이 오래 훌륭한 성적을 낼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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