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부비동 수술 가상시뮬레이터 개발…실제 내시경 수술과 똑같은 환경 특징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가상현실(VR)로 수술전 리허설을 실시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원태빈 교수팀이 미국 스탠포드대와 공동으로 내시경 부비동 수술에 적합한 가상수술환경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성공적인 결과를 최근 얻어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원태빈 교수

이번 시뮬레이터는‘코와 부비동에 특화된 가상수술 환경’으로써 기존 자료가 아닌 실제 환자에게 고해상 CT를 통해 얻은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특징을 지녔다.

즉, 컴퓨터로 그래픽화해 병변의 노출 정도, 해부학적 특징 지표, 병변 위치 등을 실제 수술 장면과 거의 똑같게 묘사하고 의료진은 실제 내시경 수술을 하듯 시뮬레이터로 먼저 수술 리허설을 할 수 있는 것.

연구팀은 부비동염(충농증), 코종양, 두개저 질환 등 다양한 병변을 가진 환자 10명에게서 시뮬레이터를 통한 모의수술과 실제수술을 비교한 결과 매우 유사한 리허설이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부비동은 안구와 뇌기저부 및 내경동맥 등 중요한 조직과 인접해 있어 잘못된 수술은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어 성공적 수술과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비동 내시경 수술은 이비인후과의 대표 최소침습적 수술로 절개수술에 비해 회복시간과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주된 수술법이며 부비동염에 국한됐던 영역이 점차 확대돼 코종양과 두개저 질환 치료에도 응용되고 있다.

내시경 수술은 내시경에서 보내오는 영상을 모니터로 확인하기 때문에 입체감과 현실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서 도구를 조종하며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경험과 훈련이 필요하다.

CT로 찍은 실제 환자 부비동 영상으로 재구성한 가상 수술환경에서 수술하는 모습.

이와 관련 원태빈 교수는 “이번 환자 맞춤형 시뮬레이터 개발로 복잡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의 리허설이 가능하게 됐다”며 “수술 합병증과 후유증을 최소화 해 환자 안전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의료진 훈련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 교수는 이어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에서는 현재 부비동 재수술, 코종양 환자에게 수술 전 시뮬레이션을 시행하고 있다”며 “향후 모든 부비동 내시경수술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알레르기·비과학 포럼(International Forum of Allergy & Rhinology) 최신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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