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발표 이어 상호토론...차분함 속에 다양한 비전 제시

[의학신문·일간보사=이균성 기자]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의 표심잡기는 계속됐다. 경남도의사회(회장 박양동)는 10일 오후 5시 삼성창원병원에서 의협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6명의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과 향후 회무 운영계획 등을 소개하며 회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토론회는 '회장선거 출마 동기'를 묻는 공통질문으로 시작해 후보자 상호 토론, 패널 및 방청회원 질문 등으로 진행됐다.

공통질문에서 후보들은 변화와 개혁, 문재인케어 저지 투쟁, 효율적 회무 수행, 보험수가 현실화, 열린 의협 등 향후 회무 수행에 따른 다양한 공약과 비젼 등을 제시했다.

이어 후보간 상호토론이 펼쳐졌다. 모든 후보들이 시종 차분한 톤을 유지했지만, 상대를 향한 날카로운 질문과 맞받아 치는 답변은 토론장 분위기를 한층 더 뜨겁게 만들었다.

무작위 추첨으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이용민 후보(기호 6번)는 "지난 충남토론회에서 최대집 후보(기호 3번)가 미투운동과 관련해 남녀간에는 성적 농담도 할 수 있음에도 이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했는데 그 생각은 여전한가"라고 질문했다.

최 후보는 "이성적 관계에서 범죄행위를 규정할 때는 매우 엄밀한 기준이 요구된다. 가해자로 지목되면 자살사건도 일어난다"며 "순간적 오해로 잘못된 피해자가 나올 수 있으므로 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고 피해갔다.

추무진 후보(기호 1번)는 기동훈 후보(기호 2번)가 가장 젊은 후보라고 소개하고 "이대목동병원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며 당시 상황을 되짚었다. 기 후보는 "이 사건은 정부도 책임이 있다. 전공의 노동환경이 매우 나빴다"며 "시스템의 개혁 없이는 언제 어디서든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의료계도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대집 후보는 임수흠 후보(기호 4번)에게 "정부는 의료계 의견을 무시한 채 4월 1일부터 예비급여 본인부담률 90%를 시행한다고 하는데 만약 회장에 당선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임 후보는 "이미 모든 회무를 중단하고라도 저지에 올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넘겼다.

기동훈 후보는 최대집 후보에게 의사회 활동과 정치적 활동을 어떤 방법으로 분리할 것인지에 대해 질의했다. 최 후보는 "의협은 정관에 회장의 겸직금지를 규정하고 있다"며 회장에 당선되면 모든 시민사회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토론에서는 의협 비대위 활동을 둘러싼 이견도 노출됐다. 임수흠 후보는 "지난 9월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문재인케어에 잘 대응했음에도 집행부와 일부 갈등이 있었다"며 추무진 후보의 답변을 요구했다.

추 후보는 "지난해 8월의 의협 입장문은 그 뒤 비대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투쟁과 협상을 병행해야 된다"며 "지금은 새로 뽑힐 회장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 회장이 되면 1년 동안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한 뒤 중간평가를 받겠다"고 응수했다.

김숙희 후보(기호 5번)는 이용민 후보(기호 6번)에게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된 후 숙ㆍ당직실이 없어지는 등 여러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며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해 생긴 전공의의 빈 자리를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구체적 방안을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후보는 "PA가 전공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Hospitalist나 전문의를 충원해야 한다. 당연히 의협이 그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대집 후보는 4월 예비급여 시행과 관련, 추무진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최 후보는 "최근 정부와 비대위 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의협이 80개 항목에 대한 예비급여를 요청했으나 너무 많아 30여 개로 줄였다고 하는데 사실이 뭐냐"고 추궁했다.

추무진 후보는 "모 전문지가 보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의협은 비대위 구성 후 보장성 강화와 관련한 모든 협상권한은 비대위로 넘겼다"며 "그 기사는 잘못 됐다. 해당 언론사가 정정기사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숙희 후보는 추무진 후보의 연이은 출마에 대해 "출마 이유로 회무 연속성을 들었는데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회장직을 맡이야 한다는 얘기냐"고 따졌다. 추 후보는 "그동안 회장이 바뀔 때마다 회무 단절로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이 마지막 봉사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마이크를 넘겼다.

이후 경남도의사회가 준비한 공통질문이 이어졌다. 질문은 의협 회장선거에서 결선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를 묻는 것. 여기에는 이용민 후보만 찬성했고 나머지 후보는 다음 기회, 대의원총회 논의 등의 의견을 냈다.

다음 보장성 강화정책과 관련, '의협의 반대가 탄력을 받으려면 국민 설득이 필요한데 어떤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모든 후보들이 국민과 함께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첫 번째로 홍보 강화를 들었고, 구체적 내용으로는 재정문제, 의사 진료선택권 제한, 의료 질 저하, 의료체계 붕괴, 조세부담 증가 등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경희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박양동 경남도의사회장, 최장락 대의원회 의장, 이석규 부의장, 최성근 차기 회장, 각 시군의사회장,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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