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이윤덕 객원기자] 지난 설 연휴,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규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화가 됐는데 그 배경에는 ‘간호사 태움’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

‘태움’이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가르치는 방식을 지칭하는 용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교육’보다는 일종의 ‘괴롭힘’이나 ‘폭력’으로 비춰지고 있는 실정.

이는 간호학과 재학생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문화임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교육이 엄격해야 한다는 미명 아래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사회적 관행 때문.

실제로 자살 사건 이후 ‘태움이 없는 병원은 없다’, ‘부모님 욕은 기본이다’,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무기력했던 그 시절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매일 뛰어내려 죽고 싶었다’ 등 간호사들의 증언과 경험담이 쏟아지고 있다.

사실 악습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간호사 사회도 문제이지만 이를 개인의 인성이나 일탈로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태움’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보건의료 인력법 제정,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해소 할 수 있는 심리적인 지원 등 간호사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한 만큼 정부와 관계기관의 노력 및 간호사 사회의 자정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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