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모이는 허브에서, 서비스를 내보내는 병원으로’ 변모

NEJM 카탈리스트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기술의 발전과 보다 높은 수준의 의료 제공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병원의 역할이 분권화되고 있다고 NEJM 카탈리스트의 블로그 포스트 통해 UC헬스 시스템 및 콜로라도대와 터프츠 의대의 의학박사들이 진단했다.

이에 따르면 원격 모니터링, 진단 기기의 이동성 향상, 웨어러블 등 기술 발전과 함께 가치-주도적인 질 높은 치료에 더욱 초점이 맞춰지고 예방적 의료와 인구집단 건강 개선에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한편 환자의 재입원에 대해선 페널티가 주어지면서 치료의 허브로서 병원의 역할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전자건강기록(EHR) 시스템의 전파와 데이터 표준화가 보다 분산된 치료의 기반을 놓았고 가상 및 디지털 헬스의 급증으로 인해 병원의 기존 설비가 의원, 외래환자 클리닉 심지어 환자의 가정으로까지 들어갈 수 있게 돼 거대한 중앙적 의료 시스템에서 보다 작고 빠르며 비용-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전환되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따라서 특수 수술 센터에서 만성 혈압 관리에 이르기까지 질환 관리 및 치료에 모든 측면을 제공하는 치료의 허브로서 기존의 병원 모델은 의문에 직면했다. 즉, 미국에서는 1000병상 이상의 메가급 병원이 급증했지만 증가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응급실 입원 환자를 치료하는 데 급급하며 환자들은 병상이 나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또 기존의 서비스 당 과금 환경에서는 큰 병원을 짓는 게 수익적이었지만 새로운 위험-공유 모델에서는 더 이상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입원 환자 25명 당 1명꼴로 병원 감염을 겪는 등 입원 자체의 위험성도 있다. 이 가운데 새로운 의료 전달 방식이 모색되면서 가까운 미래에 병원은 시술이나 입원보다는 병원 밖에서 환자 및 인구집단의 건강을 지키는데 따라 수익을 얻도록 변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미 원격 모니터링, 웨어러블, 무선 커뮤니케이션, EHR 플랫폼, 가상 진료 등으로 의사와 환자가 꼭 병의원 안에서 접해야만 하는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으며 업계 전반적으로 점점 더 모바일 헬스를 통해 환자의 의사를 연결시키고 있다.

일례로 존스 홉킨스의 가정 병원(HaH) 프로그램은 환자를 병원보다 집에 입원시키는 개념으로 의사·간호사·치료사 등의 방문과 함께 원격 의료 및 모니터링을 통해 진료 및 관리를 제공한다.

이제는 이동식 기술로 인해 심전도, X선, 초음파 등도 다 집에서 검사할 수 있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비슷하게 콜로라도대 병원도 환자가 병원으로 직접 찾아오지 않아도 수술 후 평가를 집에서 가상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응급구조사 인력을 활용해 지역적으로 각종 고위험 환자의 가정을 방문시켜 점검 및 관리를 제공함으로써 응급실 방문 및 재입원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병원이나 보험사들도 속속 생기고 있다.

비슷하게 콜로라도대 병원은 뇌졸중 환자의 집으로 바로 CT 스캐너와 즉석 검사 장비를 갖춘 특수 구급차를 보내는 모바일 뇌졸중 치료실(MSU)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뇌졸중 전문의의 가상 진료를 제공하며 원격으로 빠르게 진단하고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으며 여러 데이터에 따르면 MSU는 기존에 비해 부작용 차이 없이 혈전용해제의 투여 시간을 50% 이상 단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현재 비-예약 병원 입원의 80%가 응급실로부터 올라오며 관문 역할을 하는 가운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발달에 힘입어 응급실 자체가 입원을 대체할 수 있는 자체적 진단 및 치료 센터로 변모하고 있다.

즉 응급실 기반 관찰병실을 통해 가상적으로 전문의 자문 및 영상 검사 등을 제공하며 단기간 입원의 효율적 대안을 제공하고 있는 것. 더불어 저비용 환경에서 응급 및 단기 입원, 중환자, 수술적 관리 등을 제공하는 20~30병상의 마이크로-병원들도 출현하고 있는데 이는 주로 가상적 자문으로 환자의 필요에 따라 프로토콜적인 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병원과 차이가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중환자나 급성환자에 보다 좁은 초점을 맞춘 작은 병원들이 증가하며 원격의료 기술을 통한 가상 진료에 힘입어 보다 적은 원내 인력으로도 병원 운영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저비용으로 가치 및 환자 중심 의료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고 고비용 병원 기반 치료에 대한 안전한 대안이 필요해지는 가운데, 병원은 계속해서 치료 전달 시스템의 중추적 역할을 맡겠지만 기본적인 입원환자 관리와 중증 복합적 치료를 서로 분리시키고 기술을 이용해 지역사회, 환자의 가정, 클라우드로 자원을 재할당시킴으로써 보다 높은 가치의 의료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병원은 환자들이 찾아오는 허브가 되기 보다 의료 서비스를 외부로 내보내며 의료는 가정 가까이 더욱 쉽게 개인적으로 접근이 가능해지고, 병원은 집에서 더 이상 관리가 불가능할 경우에 마지막 수단으로서 오게 되는 장소로 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