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상황실 설치 및 역학조사과 전원·퇴원 환아 모니터링 진행, 국과수 부검 결과 주시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지난 16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미숙아 4명이 잇따라 숨지면서 사인에 대한 궁금증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세균 감염 가능성과 더불어 일각에서는 인큐베이터 노후 등이 문제시 되고 있는 가운데 국과수 부검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모습

앞서 신고가 양천경찰서에 접수돼 현장에 출동한 경찰 측은 저녁 7시부터 신생아 1명이 심정지 증상을 보였고, 비슷한 증상이 나머지 신생아 3명에게 나타난 뒤 모두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숨진 신생아는 모두 미숙아로 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유가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신생아 1명의 복부에 가스가 차고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고 당시 집중치료실엔 신생아 16명이 있었는데, 나머지 신생아들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경찰은 병원관계자들을 상대로 인공호흡기 같은 기계의 오작동이나 의료진 과실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는 17일 오후 2시 즉각대응팀(질병관리본부 과장급 2명·역학조사관 3명)을 이대목동병원에 파견해, 서울시와 함께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한 현장 역학조사를 실시 중이다.

역학조사 중 사망한 신생아 3명이 사망 전 시행한 혈액배양검사에서 ‘그람음성균’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며, 정확한 세균 균종 확인은 20일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세균은 크게 그람양성균과 그람음성균으로 나뉘는데 그람염색법으로 염색했을 때 적색으로 염색되는 세균이 그람음성균이다. 그람음성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 질환자나 신생아에게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과 요로 감염 등의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살모넬라균·이질균·페스트균 등이 그람음성균에 속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 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사망한 4명을 포함해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었던 16명에 대한 의무기록 조사와 전원 또는 퇴원한 12명의 환아에 대한 증상 모니터링도 지속하고 있다.

현재 퇴원 환아 4명 중 1명은 감기 증상으로 지난 17일 입원했고, 다른 병원에 입원중인 8명 중 1명은 기력저하로 관찰 중이며 다른 신생아는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사망 환아 의무기록을 확보·분석 중이며, 신생아중환자실 환경검체와 사망환아검체를 채취해 질병관리본부와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하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현재까지 감염 또는 기타 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 중이며, 향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련 기관과 협조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7일 이대목동병원 정혜원 원장도 “매우 이례적인 불행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과 함께, 구체적 경위를 발표하며 향후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빠른 시일 안에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는 환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발생했고 의료진의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모두 사망했다.(21시 30분 ~ 23시 30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망 원인을 두고 신생아중환자실에 재원 하고 있는 환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유발되어 사망하는 사건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는데, 사망 환아의 입원 사유는 미숙아로 현재 국과수에서 투여약물을 모두 수거해서 감식 중이고 사망 환아는 부검을 통해 다각도로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후속조치에 있어서 사망 환아 4명을 제외한 신생아중환자실 입원환아 12명에 대한 전원은 총 8명으로 강남성심병원(5명)·세브란스병원(1명)·보라매병원(1명)·서울의료원(1명)에 보내졌고, 나머지 4명은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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