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일치 7% 향상, 만족도 94% 달해…이언 단장 “폐암·대장암·유방암 전국 10위로”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국내에 도입된 지 1년을 맞은 ‘IBM Watson for Oncology(WFO)’ 선구자인 길병원에 의료현장을 어떻게 바꿨을까?

가천대 길병원(원장 이근)은 5일 가천대 의과대학 301통합강의실에서 개최한 WFO 도입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및 심포지엄에서 의료진들과 왓슨의 치료 방침 중 강력추천 부분에서 의견 일치율이 7% 향상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암센터 1년의 경험을 발표한 백정흠 교수

이날 외과 백정흠 교수는 지난 2016년 12월 센터 개소 이후부터 올해 11월까지의 환자 총 5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암종별 진료 환자 수에서 가장 많은 암종은 대장암(153명)이었고, 이어 유방암(146명) 위암(101명) 폐암(100명) 순이었다. 또 자궁암(35명) 난소암(16명) 그리고 최근에서야 진료가 가능해진 전립선암(5명)과 방광암(1명) 등이 뒤를 이었다.

대장암과 유방암의 3기에 해당하는 여성 환자가 많았는데, 229명으로 과반을 넘었고 3기에 해당하는 암환자는 47%로 절반에 육박했다.

연구 결과 케이스가 많았던 대장암(결장암) 환자 118명을 대상으로 한 의료진과 왓슨의 ‘강력 추천’ 분야 의견 일치율은 55.9%로 과거 이뤄진 후향적 연구에 비해 7% 높아졌다. 의견 일치 분야를 ‘강력 추천’ 뿐만 아니라 추천으로 확대시키면, 대장암 환자의 의료진과 왓슨의 의견일치율은 78.8%였다.

왓슨은 환자 데이터를 입력하면 과거 임상 사례를 비롯해 선진 의료기관의 자체 제작 문헌과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바탕으로 △강력 추천 △추천 △비추천으로 나눠서 해당하는 치료법을 제시한다. 이중 강력 추천과 추천이 실제 환자에게 권장되고 있다.

과거 이뤄진 후향적 연구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대장암 환자 65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강력 추천’ 분야 의견일치율은 48.9%였다.

백정흠 교수는 “과거에 비해서 강력 추천 의견 일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의료진들이 왓슨의 의견에 동조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일부라도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시사한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첨단의 기술이 환자의 더 큰 신뢰를 얻고 병원 문화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인공지능 암센터의 다학제진료에 대한 환자 만족도는 전체 94%로 매우 높았다.

백 교수는 “의사와 환자 및 보호자의 소통을 통한 최선의 치료선택이 이뤄져 만족도와 신뢰도의 상승이 동반된다”며 “암 전문가간의 다양한 의견교환과 조력자를 이용한 진정한 다학제 진료 활성화 등으로 원활한 수렴 및 경직된 의료문화 탈피, 토론문화의 정착과 암 진료의 체계화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과제로 “암종별 추가적인 전향연구와 IBM과 파트너쉽 체결을 통한 한국형 왓슨 현지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왓슨으로 암 치료 경쟁 선두권 노린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청구액수와 청구건수 기준으로 자체 분석한 결과 2017년 상급병원 암종별 베스트 10에 3종목(대장암 8위·유방암 9위·폐암 10위)을 올렸다는 평가를 내린 길병원은 암 치료 경쟁에서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언 길병원 인공지능병원 추진단장은 “전국에 있는 병원에서 37명의 환자들이 왓슨의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이는 우리에게 엄청나게 고무적인 수치”라며 “서울성모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 그리고 분당서울대병원 같은 경우에는 사정권에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암센터를 시작으로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스템은 부산대병원·건양대병원·계명대 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조선대병원·전남대병원 등 7개 병원에 확대 도입됐다.

이들은 인공지능 헬스케어 컨소시엄도 구성했는데 의료기관의 의료 기술혁신 및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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