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예 이상 유전체-임상 DB 활용 준비 완료
희귀질환 베이스로 암, 휘귀질환, 만성질환 순 타깃 설정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서울대학교병원이 최근 개소한 정밀의료센터의 가장 큰 특징으로 ‘보다 더 정확함’과 ‘모범’을 앞세운다.

이는 국가 병원의 ‘큰 형님’으로서 갖고 있는 방대한 양의 유전체 정보와 임상 데이터 및 축적된 연구진 역량을 총 결집해 바이오 빅데이터를 이용한 첨단 의학을 발전시키고 환자안전을 성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같은 의지는 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 개소식 직후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와 만난 김태유 센터장(혈액종양내과)과 채종희 진료협력센터 교수(소아청소년과)로부터 전해졌다.

■ 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의 역할과 정밀의료 현황은?

정밀의료센터는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발전과 정보처리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에 불가능했던 정밀의료 패러다임의 임상 적용이 가능해진 시대가 도래 하면서 그 필요성이 대두됐다.

서울대학교병원 채종희 진료협력센터 교수(소아청소년과)

특히 차세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의 임상 적용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암 및 희귀질환 대상의 유전자 패널시퀀싱 보험급여가 시작돼 국내 여러 병원들이 NGS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

우선 서울대병원의 정밀의료센터 개소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채종희 교수는 워낙 많은 양의 데이터를 조율하고 규제와 윤리적인 문제 등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구성하기 위해서였음을 강조했다.

채종희 교수는 “사실 센터라는 이름은 아니지만 서울대병원은 희귀질환, 암 정밀의료, 만성질환 유전체 등에 대해 이미 10여 년 전부터 연구 사업단이 있었고 센터 TFT는 1년 전에 구성됐다”며 “정밀 의료의 최신 진료에 다가가야 한다는 서울대병원만의 목표와 기대치가 높아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산재된 서울대병원 인프라를 통합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센터의 기본 취지에 맞춰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까지 시간이 소요됐다는 의미다.

실제 서울대병원은 ‘First Cancer Panel Ver 1.0’을 개발해 현재 Ver 3.1 까지 완료했으며 약 2천명 환자의 시퀀싱 자료를 기반으로 임상실용화를 추진 중이다.

또한 서울대병원은 희귀질환 진단서비스를 위해 유전체와 임상 DB 총 4천예 이상을 구축하고 국제진료센터 내 희귀유전질환 클리닉을 설치·운영했으며 정보의학실, 유전체 의학연구소 및 의과학과에서 활발한 유전체 연구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주목할 부분은 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가 핵심으로 꼽은 영역은 희귀질환이라는 점이다.

채종희 교수는 “희귀질환의 경우 환자수도 적고 어렵다”며 “이 때문에 기존의 다른 연구소가 암에 중심을 맞춰 암이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지만 사실 정밀의료는 암보다는 희귀질환이 첫 단추(베이스)였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정밀의료센터의 역할 및 주요 업무(자료제공=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

채 교수는 “우리 센터는 암은 물론이거니와 어린이병원 등에서 오랫동안 독자적으로 쌓아온 희귀질환 유전체 데이터를 통해 공공의료와 미래의학 쪽에도 분야를 더 넓힐 수 있는 역량을 지닌 것이 장점”이라며 “다른 국립대병원들과 네트워킹해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는 △NGS 기반 유전체 분석 임상 서비스 제공 △패널 개발 및 혈액 생검 등 신의료기술 실용화 △병원, 연구원, 대학의 정밀의료 인프라 통합 및 효율화 제고 △임상 및 바이오빅데이터 통합 분석 플랫폼 구축 등을 주요 역할로 삼았다.

이와 관련 채종희 교수는 “정밀의료는 유전체 정보와 환자의 습관 및 환경 등을 모두 콜라보해 통찰력 있게 해석한 후 적합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며 “결국 기술적 발전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위주로 합리적으로 접근해 그들의 권리와 안전에 중심을 맞춰 모범적이고 보다 정확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의 구성과 비전은?

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 김태유 센터장(혈액종양내과)

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는 ‘임상정밀의료실’과 ‘바이오빅데이터실’로 크게 나눠 임상유전체팀, 유전체분석 지원팀, 유전체정보 운영팀, 임상정보 지원팀 등 총 4개의 팀으로 운영된다.

인력의 경우 1차로 임상 각과 25명이 참여하며 암병원의 모든 교수 및 연구진도 서포트 할 예정이다.

병리과와 진단검사의학과, 바이오마커센터의 분석 장비들도 모아 분석실이 마련됐으며 궁극적인 비전은 바이오 빅데이터를 이용한 환자 중심의 맞춤의학 실현을 위해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김태유 센터장은 “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는 분석실만 운영되는 개념이 아니다”며 “진료를 보는 의사, 다양한 전문가 등 병원 내 모든 조직원이 자신의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학제적 융합에 힘써 최적의 결과를 도출,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정밀의료센터 조직도와 비전 및 목표(자료제공=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

이 같은 계획 아래 센터의 목표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실용화를 통한 첨단 정밀의료 구현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정밀의료 허브 및 공공성 제고 △임상 서비스 제공을 위한 서비스 신뢰성 확보 △유전체 패널 개발과 급여화 등에 따른 진료 실적 및 수익 상승 △유전체 기반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정밀의료관련 고급 인력 양성 등으로 설정됐다는 것이 김태유 센터장의 설명이다.

김태유 센터장은 “서울대병원이 추구하는 정밀의료의 중심은 환자”라며 “사회·윤리·법적인 문제 등도 의생명연구원 내에서 통합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서울대병원이 정밀의료를 임상에서 올바르게 구현하고 선도해 가장 정확한 모범답안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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