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중신경계감시연구회 첫 국제학회…'의료진 관심 중요성' 환기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전 세계적으로 수술 중 환자의 장애나 후유증 등을 완화할 수 있는 신경계 감시에 대한 중요성이 높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최근 수술 중 신경계 감시 분야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수술중신경계감시연구회(회장 김주한-한양대병원 신경과)는 최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아시아 최초로 국제학술대회(조직위원장 김재문-충남의대 신경과)와 함께 교육과정(6th International Society of Intraoperative Neurophysiology Congress and Educational Course)을 진행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국내는 물론 미주, 유럽, 중동 등 38개국에서 참여했으며, 350여명의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해 최신지견을 공유했다.
연구회에 따르면 수술 중 신경계 감시는 수술 중 신경손상을 예방하고, 환자의 안전을 높이고자 수술 중 실시간으로 신경계의 이상 여부를 추적‧감시하고 주요 신경계의 구조를 파악하는 검사기법이다.
이러한 신경계 감시는 수술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신경손상으로 인한 인지기능장애, 언어장애, 마비 등을 예방함으로써 환자가 치료 후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주로 척추, 종양, 혈관, 기능 등 중요 신경계 수술에 적용되고 있는 신경계 감시는 국내 대부분 대형병원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감시 유무에 따라 수술결과의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연구회 측 주장.
실제로 연구회 측에서 제공한 연구결과에도 경동맥수술시 수술중신경계감시를 한 경우 수술과 연관된 합병증인 뇌졸중이 4%에서 관찰됐으나 수술중신경계감시를 한 경우 이러한 합병증의 빈도가 7분의 1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학술대회 조직위원회 박윤길 조직위원장(강남세브란스 재활의학과)은 “해당 검사는 신경 자극과 신호를 해석을 담당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 경험뿐만 아니라 신경 신호가 잘 나오도록 특수한 마취방법을 실시하는 마취과 전문의, 수술을 총괄하는 집도의간 협력이 무엇보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수술 중 신경계 감시의 역할은 환자 후유증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국내 의료진들의 관심은 저조하다는 게 연구회 측 지적이다. 이는 국제학술대회 참석자 350명 중 국내 의료진은 10%에 불과하다는 점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에 연구회 서대원 총무이사(삼성서울병원 신경과)는 “우리나라 의료진의 경우 각 개인들이 익숙한 술기와 방식만 고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새로운 술기나 경험에 대해서도 공유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는 국내 수술 중 신경계 감시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연구회는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경우 해외보다 수술 중 신경계 감시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대원 총무이사는 “아직 수술 중 신경계 감시와 관련 국제적 가이드라인도 없지만 우리나라는 소형 장비와 최소 인력으로 여러 과에서 운영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이 안착돼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국내 의료진의 관심이 높아지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자리 잡힌다면 국제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국제신경계감시학회(ISIN) 안드레아 셀레니 회장(독일 하인리히 하이네 대학 신경과)은 “한국의 경우 비약적인 발전과 모든 기법을 활용해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전 회원들과 협력해 수술 중 신경계 감시가 보다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수술중신경계감시연구회는 2015년 1월 수술중신경계감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한신경과학회와 대한재활의학회의 의사들이 연구회를 설립한 바 있으며, 정기적으로 학술모임,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면서 관심있는 회원들의 입회가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