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세 교수, “정부 공공병원들 미션 받지도 요구하지도 않아”…필수 공공의료에 연대책임 져야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중앙정부가 공공병원들에게 명확한 역할을 부여하지 않거나 부여하더라도 서로 간에 연계되기 힘든 단편적·부분적인 것들이기에 공공 의료를 담당하는 병원들이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건국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이건세 교수

이 같은 주장은 3일 보라매병원 진리관 6층 대강당에서 개최된 ‘보라매병원 수탁운영 30년 기념 미래공공의료 심포지엄’에서 ‘공공병원의 미래 개편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건국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이건세 교수를 통해 제기됐다.

우선 이건세 교수는 공공 의료에 있어서 미션 확립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공공병원에게 보건의료체계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건세 교수는 “만약 정부가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계획이 지역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기관들에게 공유되고 있지 않아 공공병원들이 아무런 목표 없이 진료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보건의료체계에 문제가 있다면 공공병원이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정부가 미션을 주는 것이 진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즉, 공공 의료를 책임지는 병원들에게 그 지역과 기관의 특성에 맞게 미션이 부여돼야 한다는 주장이며 새로운 의료제도나 의료정책에서 공공병원을 활용하거나 신포괄수가제, 문재인케어 등 의료계가 거부하는 정책을 시범적으로 수용ㆍ실시해야 한다는 이건세 교수의 설명이다.

이건세 교수는 “그 예로 문재인케어에 있어서 A공공병원이 책임지고 시범사업을 시행하라는 미션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때 공공병원들 또한 ‘정부가 괴롭힌다’는 느낌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취약계층 등에 대한 필수 공공의료에 대해서는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공공요양병원, 보건소 등이 연대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과 국립대병원이 제 역할을 해야 지방의료원이 공공 의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친 이건세 교수다.

이 교수는 “지방의료원들이 공공 의료의 중심을 스스로 잡을 수는 없다. 결국 국립대병원이 자기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국립대병원이 교육부로 소속될지 복지부가 관리할지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는 국립대병원이 보건의료 측면이 강한 복지부의 컨트롤을 받는다면 그 조건으로 중앙정부로부터 미션을 부여받는 빅딜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끝으로 그는 “의료전달체계, 심평원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질 평가 등 중앙 정부의 계획 아래 공공 의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척 많다”며 “공공인프라에 대한 어떤 거버넌스 시스템을 만드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개혁이 시작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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