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대기업 직원 2천여 명 조사 결과 발표…건강관리 평균 60점 기록
윤영호 교수, “대부분 기업이 일회성 건강검진과 일부 건강관리프로그램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건강관리가 취약한 기업의 직원일수록 건강상태가 나쁘고 결근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스마트건강경영전략연구실 윤영호 교수가 최근 30개 대기업 건강관리 담당자 및 직원 24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작업장 건강지수(Worksite Health Index, 이하 WHI)’ 결과 및 여론조사기관 월드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기업의 직원 건강관리 일반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스마트건강경영전략연구실 윤영호 교수

윤영호 연구팀이 개발한 WHI는 기업의 건강관리 구조와 실행을 평가하는 도구로 총 5개 영역 136문항으로 구성됐으며 각 영역별로 0점에서 100점까지 수치화 한다.

이를 국내 30개 대기업에 적용한 결과 5개 영역의 평균점수는 60점으로 확인됐고 구체적으로 △구조조직(76점) △수요현황조사 및 계획수립(56점) △건강증진 및 질병 예방 프로그램(59점) △산업안전보건(54점) △평가 및 피드백(53점) 이었다.

즉, 기업들은 직원 건강관리에 대한 구조만 갖췄을 뿐 실행은 아직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기업의 건강경영을 업그레이드 할 필요성을 보여준 결과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주목할 부분은 직원의 건강상태와 결근율의 연관성으로 산업안전보건 점수가 높은 상위 50점 이상 기업은 그 이하보다 결근율에서 45%의 차이를 보였으며 △질병예방 및 건강증진(20%) △평가 및 피드백(23%) 항목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특히 WHI 점수가 높을수록 신체적(2.8배), 정신적(2.2배), 사회적(1.7배), 영적(1.8배), 건강 및 전반적 건강(2.0배)에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30개 대기업 중 16개 기업은 임직원 건강 현황도 조사됐는데 이들과 대국민 조사에 참여한 일반인 1000명과의 건강상태 및 건강행동을 비교한 결과 사회적 건강상태는 일반인에 비해 직장인이 더 좋았으나 신체적, 영적, 전반적 건강생태는 일반인보다 좋지 않았다.

직장인의 건강습관별 6개월 이상 실천율은 금연이 6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나머지 항목은 모두 50%를 밑도는 낮은 비율을 보여줬으며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임직원들의 건강습관 실천 단계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제외한 모든 건강습관에서 상태를 유지하는 비율이 낮았다.

또한 직장인의 건강습관 및 건강상태와 결근의 관련성을 살펴본 결과 규칙적인 운동(36%), 금연(35%), 일과 삶의 균형(23%), 적극적인 삶 살기(34%), 신앙과 종교생활(20%)을 6개월 이상 실천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결근율이 낮았다.

아울러 기업 직원 건강관리와 관련해 일반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도 실시됐는데 ‘기업이 직원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측면이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물음에 10점 만점 기준 7.9점으로 답했으나 ‘현재 기업 직원 건강관리 수준’을 6.0점에 그쳐 중요도보다 2점 가까이 낮게 나타났다.

기업의 직원에 대한 체계적 건강관리 중요도 및 현재수준 (일반국민=1200, 10점 만점)

직원 건강관리와 관련해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는 ‘과도한 업무 방지 및 충분한 휴식 제공(27.1%)’이 가장 높았으며 ‘형식적 건강검진이 아닌 개인맞춤형 건강관리(16.2%)’, ‘운동/건강 관련 지원(14.8%)’, ‘직장 내 스트레스 관리(12.4%)’, ‘가치 있는 삶에 대한 배려(10.3%)’ 순으로 집계돼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사회·영적 건강에 대한 개선도 필요함을 시사했다.

유영호 교수는 “많은 기업은 직장인의 건강상태가 개선되면 건강 악화로 인한 직접 비용 외에도 결근율 감소 등 간접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이어 “대부분의 기업이 경쟁력 원천인 직원을 위해 일회성의 건강검진이나 일부 건강관리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기업들이 건강관리체계와 직원들의 건강상태를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결과에 근거한 맞춤형 건강관리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문화를 조성하면 결근율을 낮추고 근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직업환경의학회지’(Journal of Occupation and Environmental Medicine)‘에 최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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