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없이 숟가락 얹을려는 직역이기주의 극치다' 일축
상한선 인상 필요하다면 충분한 논의 거쳐야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이 지난 18일부터 노인외래정액제와 관련 단식 투쟁에 돌입한 것을 두고 의료계에서 ‘어이 없고, 황당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동안 의료계가 국회, 정부, 국민과 소통으로 이뤄낸 노인정액제 개선에 한의협은 최소한의 노력과 대안도 없이 숟가락을 얹을려는 직역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김필건 회장은 지난 18일 청와대 분수과장에서 “의과와 함께 한의과도 노인정액제 동시 개정하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펼쳤다. 특히 한의협회관 앞에서는 무기한 단식 투쟁에도 돌입한 상황.

이날 김 회장은 “노인정액제가 의원, 한의원, 치과의원, 약국이 모두 똑같이 함께 적용받는 제도임에도 양방의료계 단 한 곳만 개선을 논의했다”며 “2013년부터 현재까지 40여 차례에 걸친 한의계의 제도 개선 건의가 있었지만 묵살됐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한의계의 이러한 투쟁에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한의과의 경우 첩약을 포함하면 이미 2만원이 상한선이다. 현재 1만5000원인 상한선을 2만원으로 올리려는 의과와 현재도 같은 상황이다.

의협 관계자는 “한의계는 첩약을 포함하면 노인정액제 상한선이 2만원”이리며 “의료계는 1만5000원인 상황에서 십수년만에 5000원을 올려 2만원 책정해달라는 것으로 형평성이 맞는 것인데 어떠한 노력도 없이 의료계와 함께 상한선을 올려달라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즉 의료계가 그동안 3~4년간 정부와 논의하고 국민들을 설득했던 사안을 복지부와 아무런 논의 없이 함께 포함시켜달라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 없다는 게 해당 관계자의 판단이다.

특히 현재 한의과에서 노인정액제 상한선에 해당하는 환자가 90%이상이기 때문에 인상의 필요성도 크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의료계 한 인사는 “언론에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노인정액제 상한선에 해당하는 환자는 의과가 60%, 한의과는 90% 이상”이라며 “구체적으로 그동안 한의계가 상한선 인상에 대해 요구한 적도 없고,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굳이 의과와 함께 상한선 인상을 해달라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의계도 김필건 회장 단식 투쟁 비판=의료계뿐만 아니라 한의계에서도 이러한 김필건 회장의 단식 투쟁을 두고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고 탄핵을 면피하기 위한 단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의협 한 중앙대의원은 “수년 전부터 대의원회에서는 노인정액제에 대해 의료계와는 별개로 상한성 인상이 필요하는 점을 강조해왔지만 이제와서 부랴부랴하는 것부터가 황당하고, 한심하다”며 “평소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의료계에 숟가락 얹어서 가려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일갈했다.

결국 김 회장의 단식 투쟁이 한의과의 노인정액제 상한선을 인상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현재 자신의 안위를 위한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는 것.

해당 대의원은 “현재 김필건 회장은 폭력사건이나 대외협력비 등 내부적으로 회무에 대한 많은 문제들이 제기된 시점에서 궁지에 몰리다보니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도 아닌 노인정액제라는 터무니 없는 카드로 단식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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