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6384명 대상 유전자 분석…조기진단과 치료반응 예측 한국인 유전정보로 연구 가능

유럽인종의 심방세동 발병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다형성이 한국인에게도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의료진으로부터 밝혀졌다.

세브란스병원 박희남 심장내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박희남·김태훈 심장내과 교수팀은 최근 60세 이전에 심방세동 전기 도자 절제술을 받은 실험군과 일반인 대조군을 두 차례 비교·분석하는 방식의 연구를 시행해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고 5일 밝혔다.

교수팀의 설명에 따르면 첫 번째 연구단계에서는 672명의 실험군(심방세동 환자군)과 한국 유전체 역학 조사에 참여한 3700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이 시행됐다.

연구 결과 이미 알려진 5개 유전자군(△1q24/PRRX1 △4q25/PITX2 △10q24/NEURL △12q24/TBX5 △16q22/ZFHX3)이 한국인의 심방세동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연구팀은 ‘1q32.1/PPFIA4’와 ‘4q34.1/HAND2’라는 유전자들 역시 심방세동 발병에 영향이 있음을 새롭게 발견했다.

심방세동은 여러 발병 인자가 관여하는 퇴행성 심장 부정맥 질환이지만 유전적 요인 역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기 심방세동이라 불리는 60세 이전의 발병은 더욱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 유럽인종의 경우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부모 중 한 사람만 심방세동을 갖고 있어도 자녀가 심방세동을 겪을 위험도가 1.9배 상승한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이어 두 번째 연구단계로 200명의 60세 이전 심방세동 조기 발병 실험군과 1812명의 일반인 대조군을 추가 연구 대상으로 선정해 동일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5개 유전자 군과 더불어 2개의 새로 발견된 유전자 군이 한국인의 심방세동 발병과 연관됐음이 재차 확인됐다.

이와 관련 박희남 교수는 “심방세동은 전 인구의 1.6%가 겪을 만큼 가장 흔한 부정맥 증상으로 허혈성 뇌졸중 발생 원인의 20~25%를 차지하기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질환”이라며 “2050년이 되면 현재 환자 수의 2배까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60%정도의 심방세동 환자가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다수의 한국인 집단을 대상으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을 시행했고 심방세동 발생과 관련된 새로운 두 가지 유전자를 찾아낸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심방세동의 조기진단과 치료반응에 대한 예측정도를 한국인 유전정보로 연구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마련했다는 것도 큰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펼쳐질 정밀의학의 토대가 되기에 매우 중요한 임상적 결과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과 유럽에선 ‘유럽인종 대상 연관분석(GWAS)’ 내용의 활용 범위가 넓었으나 국내에서는 유전자 다형성(SNP)이 한국인에게 재현성을 갖는지 여부조차 알려진 바 없다는 점에서 착안됐으며 연구관련 논문이 ‘European Heart Journal(유럽심장저널, IF=19.651)’ 최근호게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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