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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차기정부에 바란다’ ⓶직역간 면허범위, 자율징계권 확보 및 보건당국 부처 조직 개편 필수
의료계는 조기대선을 맞아 발 빠르게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보건의료정책 제안서를 만들고, 각 정당 후보들의 공약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산하 미래정책기획단에서는 각 지역, 직역 의사단체에 의견수렴을 통해 최종 보건의료정책 아젠다를 채택, 대한의사협회에서는 ‘대선참여운동본부’를 발족해 대선후보들의 표심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료계의 제안 자체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대선후보들의 공약만으로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며, 결국 중장기적으로 정부‧정치권과의 긴밀한 소통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을 확률이 높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은 의료계가 제안한 ‘2017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 정책제안서’를 상세히 살펴봤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두 번째로 내놓은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보건의료’는 △직역간 면허범위 확정을 위한 입법 △보건소의 기능 개편 △사무장병원 근절 및 자율징계권 확보 △공중보건 및 재난・재해 상황 대응 시스템 구축 △보건의료관련 부처 조직개편 : 보건부 독립과 질병관리청 신설 등 5가지다.

◆직역간 면허범위 확정 위한 입법 필요=의료계에 따르면 현행 의료법 제2조에 따르면, 의료인(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에게 각 종별에 따른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각 의료인에게는 ‘면허된 의료행위’의 내용이 무엇인지, 또한 어떠한 기준에 의해 구분하는지 등에 관해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이에 무면허 의료행위의 구체적인 의미와 판단 기준이 현재로서는 개별적인 의료행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다보니 전통적인 의료행위, 치과 의료행위, 한방 의료행위 개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계는 우선적으로 직역간 면허범위 확정을 위한 입법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제안했다. 의료인의 직역에 따른 면허 범위는 한 국가의 입법정책에 속하는 문제로, 개별 사안마다 법원의 해석으로 가리기 보다는 입법적으로 해결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면허 외 의료행위에 대한 단속 및 처벌을 강화하고, 의료기기법상 개발·제작 과정에서 해당 의료기기가 현대의료기기인지, 한방의료기기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과정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특히 한의사는 한의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한 한방의료기기를 사용한다는 취지의 한의약육성법 개정방안의 검토와 보건복지부 한방정책국 폐지 및 축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의료계는 이러한 제안이 불필요한 중복진료가 감소해 의료비 지출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면허 의료행위를 감소시켜 국민건강 보호와 건강증진에까지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건소 기능 개편 통한 역할 재정립 필수=보건소의 기능 개편도 제안됐다. 지역보건당국의로서의 보건소 역할이 미흡하고 공공의료 전문 역량 또한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역보건당국의 역할은 공중보건 위기 발생 시 해당 지역의 의료자원을 연계·조정·지원해 지역사회 전체 역량으로 위기상항을 극복하는 것인데 지난 메르스 사태만 보더라도 당시 보건소는 일반진료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또 지역보건법상 보건소는 건강증진 및 질병 예방·관리를 목적으로 설치됐음에도 불구하고 진료기능을 중점적으로 수행해 민간의료기관과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판단이다.

 심지어 의사출신 보건소장 감소와 공공의료 전문인력 부족으로 보건소에 부여된 주요 핵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보건소를 지역 의료자원을 총괄 연계‧조정‧지원하는 역할 부여 및 업무 평가체계 전환을 통해 지역 전체 건강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동 범위 재설정하고, 취약계층 등 의료형평성에 부합하는 진료기능만 제한적으로 수행하면서 지역사회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 관리에 집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적합한 의사인력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하는 절차 및 기준을 철저하게 관리‧준수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장치 보완 및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사무장병원 근절 및 자율징계권 확보 필요=이밖에 의료계는 최근 사무장병원의 부당청구 행위 증가와 저질 의료서비스 제공 등으로 국민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무장병원 근절과 자율징계권 확보 등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국민건강이 아니라 오로지 영리 목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고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불법·과잉 의료행위를 하거나 진료비 허위·부당 청구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의료생협’ 등 법인 개설 형태의 불법적 사무장병원 난립으로 인해 본래의 설립 목적 및 취지도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건강보험 청구를 통해 실제 이득을 본 사람(사무장)에게 부당이득을 환수 또는 몰수하는 등 강력한 제재방안을 마련하고, 자진해 신고한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 면제 및 감경 제도를 강화해야한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이외에도 △의협, 지역의사회 및 병원협회 간 공조를 통한 사무장병원 감시체계 구축 △의료기관 개설 시 의사회 신고 의무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자율징계권 강화 △의료생협 등 법인 개설을 가장한 사무장병원 근절 위해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중보건 및 재난・재해 상황 대응 시스템 구축해야=아울러 의료계는 지난 2015년 한차례 큰 홍역을 치렀던 메르스 사태를 비롯해 C형 간염 집단 감염 등 공중보건 위기 대응에 대한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만큼 재난·재해 상황 대응 시스템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는 점도 꼬집었다.

 현재 공중보건 위기 대응시스템은 보건복지부 중심으로 구축돼 있고, 의료체계와 직접 관련 있는 재난·재해에 대해서만 복지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타 부처 소관의 재난·재해로 인한 환자 발생 시 지역 의료기관의 초기 대응이 어려울 뿐 아니라 신속한 지역재난의료전달 및 대응도 어려운 실정이다.

 즉 공중보건 및 재난·재해 위기관리체계의 단계별(예방·대비-대응-수습·복귀 단계) 역할이나 기능 수행 시 역량부족과 체계 부재 등으로 인해 효율적인 대응체계가 작동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의료계는 복지부와 국민안전처의 유기적 협조를 전제로 공중보건 위기 대응체계(국민안전처-복지부-질병관리본부-지방정부-보건소)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따라 관계부처 전문가가 신속 투입되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여기에다 의료기관 대상 효과적 공중보건 및 재난 대응을 위한 표준매뉴얼(지침) 마련 및 재난정보의 공유, 재난의료 전문가 양성 및 교육체계 마련, 피해 의료기관 대상 확실한 보상체계 마련도 요구했다.

 의료계는 이를 통해 공중보건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초기 대응력이 제고되고 체계적이면서 효율적으로 공중보건 및 재난·재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으며, 국가적 위기 상황의 사전 예방이 가능함으로써 국민의 불안감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보건부 독립과 질병관리청 신설 등 부처 조직 개편 필수=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건의료 향상을 위해서는 보건부 독립과 질병관리청 신설 등 부처의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동안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공중보건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은 보건체계 및 의료체계의 부실이 한몫했으며, 이는 보건과 복지가 혼재된 보건복지부 조직의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특히 복지부의 인력과 예산 구성에 있어 복지 분야가 두드러져 보건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으며, 복지와 보건의료 간 불균형적인 예산배분과 인력배치는 보건의료 관련 정책 예산 축소, 나아가 보건의료행정 전문 인력의 축소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이에 의료계는 국민보건 증진과 보건의료분야 재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보건의료체계를 개선과 동시에 공중보건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휘계통을 확실히 하고, 이를 추진해 나갈 복지부의 조직개편이 수반돼야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의 조직 특성에 따라 보건의료와 복지의 업무 성격이 달라 별도의 역할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과 중요정책결정 병목현상 방지를 위해 보건부 분리와 더불어 학교-보건 등 각 부처별로 나뉜 보건 관련 업무를 보건부로 일원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현기 기자  khk@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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