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병인 만큼 환자 진단이 중요…젠자임, 이수앱지스 경쟁체제에 샤이어코리아 진입

고셔병은 글루코세레브로사이다아제(glucocerebrosidase)라는 효소의 결핍으로 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glucocerebroside)라는 지질이 대식세포에 축적이 되면서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키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이다.

이같은 결핍으로 인해 대식세표에서 글로코레브로사이드가 분해되지 않고 축적되어 간 또는 비창 비대, 혈소판 감소 및 그로 인한 출혈, 골통, 관절통, 고관절 무혈성 괴사 등 골격계 증상 등 각종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고셔병은 부모가 고셔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만 발생한다. 부모가 고셔병 환자가 아니더라도, 2명이 모두 고셔 유전자 보인자일 경우 자녀의 고셔병 발병 확률은 25%이다. 부모 중 1명만 보인자일 경우 자식에게서 고셔병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보인자가 될 확률은 50%가 된다.

보인자 출산 확률에 따른 고셔병 유전 가계도

고셔병의 증상은 멍·코피 등 출혈 경향, 관절통·고관절 등 골격계 증상, 소아의 성장지연 또는 성인의 근육량 감소, 간 및 비장의 비대, 피로 등이 있다.

국내에서 고셔병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약 60~80명 정도이다. 고셔병이 5~10만명 중 1명 꼴로 발병하는 것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에 고셔병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셔병은 효소대체요법(ERT, Enzyme Replacement Treatment), 기질감소치료법(SRT Substrate reduction therapy)으로 치료할 수 있다. 효소대체요법은 축적된 지질(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이 분해될 수 있도록 결핍된 효소(글루코세레브로사이다아제)를 인체에 직접 넣어주는 원리다.

◆사노피-젠자임 ‘세레자임’

사노피 젠자임은 고셔병으로 비대해진 비장 증세를 보인 4살의 브라이언 버맨(Brian Berman)이라는 환자를 위해 그의 치료를 돕고자 고셔병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몰두, 최초의 고셔병 치료제 및 세레자임을 개발하게 됐다.

국제고셔병협력협회가 약 1999년부터 수집해온 고셔병 환자 레지스트리 데이터에 따르면 이미글루세라제 투여 10년 후, 고셔병 환자들의 간과 비장의 크기를 비롯해 헤모글로빈 수치와 혈소판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특히, 뼈 위기 장기간 개선 효과가 높았다. 뼈 위기를 보고했던 27명의 비장 비절제 환자 중 92.6%(25명)가 10년 후에는 더 이상 뼈 위기를 보고하지 않았다

이같은 효과로 세레자임은 1994년 출시 이래 20년 간 87개국에서 6000명 이상의 성인 및 소아 환자에게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되어 왔다.

사노피-젠자임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인체효소를 추출해 만들어진 효소치료제가 더 안전하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휴미라, 엔브렐, 아바스틴, 레비프, 아보넥스 등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약물들이 세레자임과 동일한 방식으로 제조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1천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노피-젠자임 ‘세레델가

기질감소치료법은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치료법으로 글루코실세라마이드 합성효소를 억제해 글루코세리브로사이다제가 분해해야 하는 기질의 양을 미리 줄여주는 방법이다.

돌연변이 효소가 잔존 효소 활성도를 가지고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정도의 기질 농도를 유지해 항상성을 회복시키는 데 목표가 있다.

세레델가(성분명 eliglustat)는 기질감소치료법 치료제로 개발돼 2014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2015년 11월 국내에서도 승인을 받았다.

세레델가의 3상 임상 연구(ENCORE)에 의하면, 치료 효과는 효소대체요법 대비 비열등한 것으로 입증됐다. 또한, 효소대체요법은 정맥주사제인 반면 세레델가 등 기질감소치료제는 경구제로서 복용편의성이 높아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샤이어코리아 비프리브주

비프리브주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 세포주에서 효소를 증식시켜 추출했다는 것이다. 기존의 이미글루세라제는 차이니즈 햄스터의 자궁에서 발생한 동물 세포주(CHO Cell, Chinese Hamster Ovary Cell)를 사용한다.

비프리브주는 인간 세포주에서 배양해 인간 글루코세레브로사이다아제와 동일한 아미노산 배열을 가지고 있는 ERT 치료제이다.

이러한 세포주의 차이는 대식세포로의 흡수 속도 및 항체형성 등에 있어서 차이를 가져온다. In Vitro 실험(생체 외 실험) 결과, 비프리브주와 이미글루세라제를 동일한 조건에서 투여했을 때 비프리브주가 대식세포에 흡수되는 속도가2.5배 더 빨랐다.

또 하나의 장점은 주사 시간이 1시간 정도 소요돼, 짧은 주사 시간에 대해 환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이수앱지스 애브서틴

애브서틴은 무혈청/무단백 배지를 사용해 바이러스 오염으로부터 한층 더 자유롭게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정 단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해 생산성까지 향상시켜 국내 고셔병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토록 했다.

애브서틴은 품목허가를 위해 총 3개의 임상시험을 통과했다. 건강한 성인 대상의 임상1상시험을 비롯해 기존에 ERT치료를 수행 중이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2상 시험을 국내에서 수행했고, 새로 진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임상3상 시험이 진행됐다.

임상2상 시험에서는 애브서틴 투약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효과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되었고, 임상3상 시험에서는 6개월 투약으로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약 2g/dL 향상시켜 고셔병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같은 임상 결과를 토대로 지난 2015년, 애브서틴은 멕시코로 첫 해외 수출을 시작해 2016년 이란 시장까지 진출하였다. 애브서틴은 현재 해외 5개국에 품목허가를 완료하였고, 추가적으로 10여개 국가에서 품목허가가 진행 중이다.

◆고셔병 치료제 시장 분석

희귀질환인 고셔병 치료제 시장은 약 120억원 가량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젠자임-코리아, 샤이어코리아, 이수앱지스 3사 모두 고셔병 조기 진단에 대해 강조하고 있어 시장은 좀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샤이어코리아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환자들이 좀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젠자임-코리아의 세레자임이 약 80억원대 매출을 올려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뒤이어 이수앱지스의 애브서틴이 약 4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샤이어코리아 비프리브주는 매출이 미비한 수준이다.

◆회사 PM이 말하는 치료제 장점은

세레자임, 세레델가 이승환 PM

희귀질환관리법 시행으로 환자 진단이 활성화되고 다양한 희귀질환 치료제 등이 많이 도입되어 환자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너무 늦은 상태가 아니면 빨리 치료 하는 것이 좋은 이유는 조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만성질환처럼 약물치료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 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고셔병 치료는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고 생명을 유지하는 것까지가 목표였다면 세레델가는 환자로서의 삶 이외에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레자임은 이미 개발 후 20년간 표준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젠자임 사노피가 세레델가를 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효소대체요법을 받기 위해 차로 수시간을 이동해야 하거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치료 받는 게 어려운 환자분들을 위해 경구제 치료제 도입이 더욱 절실합니다.

비프리브주 서영현 PM

기존 고셔병 치료제 시장은 약 20년 동안 단일 제품이 사용돼 장기간 치료에 의한 항체 형성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였습니다. 비프리브주가 출시됨에 따라, 고셔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폭을 넓혀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다른 치료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경우 비프리브주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고셔병은 조기 진단이 중요한 만큼 다양한 분과의 의료진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진단률 향상에 앞장서 국내 고셔병 환자 발굴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아직 국내에 고셔병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진단률을 높여 고셔병 환자들이 조기에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수앱지스 이용윤 팀장

애브서틴은 고셔 치료제 시장의 독점공급 구조를 개선해 안정적으로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고셔병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의 특성상, 안정적인 치료제 공급을 통한 정기적인 약물 치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장 구조 형성이 필수적입니다.

애브서틴은 기존 치료제 대비 1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어, 환자 한 명당 연간 수천만 원의 절약이 가능해 국가 재정 안정화에 기여함은 물론,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비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수앱지스는 오늘 날 더 많은 환자들이 한층 더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애브서틴과 같은 ERT 치료제와 더불어 신경증상 완화를 가져올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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