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서울의 녹번동 시대를 마감하고 충북의 오송 시대를 맞이한 지 벌써 2년이 되었다. 2010년 11월부터 무려 5개월에 걸쳐 각종 고가의 분석 장비들과 예민한 실험동물들이 항온항습된 무진동 차량 200여대를 포함한 5톤 트럭 1100여대로 고스란히 옮겨졌다.

이전 당시 오송은 유난히 추웠고 인적이 드문 곳이었기에 스산함과 소외감을 감출 길이 없었으며 정주 여건상 KTX, 통근버스 등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출퇴근 모습은 새로운 풍속도를 낳아 각종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모양새를 갖추면서 평가원을 비롯한 6개 국책기관의 역할이 차츰 커졌다. 보다 빠른 정착과 상생적 소통을 위하여 지방자치단체, 주변 업체들과 정기적인 '오송 CEO 포럼' 개최를 비롯하여 각종 초청 행사, 학회를 유치하는 등 조속히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2013년에는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도 개최될 예정이어서 오송은 국제적인 도시로 등장할 것이다. 오송생명과학단지에 보건의료산업의 집약적 클러스터가 형성됨에 따라 평가원의 의약품 제품화 지원과 본청의 인ㆍ허가 등에 대한 원스톱 기술지원이 용이해졌고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위해 분야별 사전상담제도도 도입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었던 낙지머리의 카드뮴, 일본의 원전사고에 따른 방사능 등에 대한 선제적 위해평가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2012 핵안보정상회의와 여수세계박람회에 이동식 식중독 조사차량 운영 및 검사를 지원하여 성공적 개최에 일조했다.

세계적 수준의 위해평가기관인 독일연방위해평가원(BfR)과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기관장들과 상호 방문을 통해 긴밀한 업무협력을 추진하는 등 위해평가를 위한 통합노출평가기반도 마련하였다.

한편, APEC 규제조화센터(AHC), 바이오의약품의 WHO 협력센터, 동물대체시험법검증센터(ICATM) 운영, 유럽의약품품질위원회(EDQM) 등과 MOU 체결 등 국제사회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익과 국격 향상에 기여해 왔다.

앞으로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생활화학용품에 대한 위해 평가, 줄기세포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제품의 활성화 지원 강화, 한국인 개인맞춤약물 실용화 및 임상시험 경쟁력 강화, 다문화 가정 증가와 외국인 관광객 천만시대에 따른 다양한 언어의 의약정보 제공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즉 2020년까지 세계 5대 보건안전 강국의 전문기관으로 도약하려는 평가원의 목표에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고자 하는 것이다.

오송에서의 지난 2년을 돌아보면 평가원은 고도의 성장을 했고 올해 9월부터 국무총리실을 필두로 2014년까지 16개 중앙행정기관 및 20개 소속기관이 세종시로 이전을 마무리하게 된다. 앞으로 보건의료 집약 클러스터에 정부부처가 함께 모인 복합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평가원에 더 큰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광 호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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