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에 이민 간 사촌형이 잠깐 귀국했었다.

이전부터 궁금했던 몇 가지를 물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의원과 병원과의 소통관계가 그 하나다.

한국의 1차 의원과 2차 3차 병원간의 관계는 별로 좋지 못하다. 아니 나쁘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까?

또 그로 인해 의사 환자 모두에게 여러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불편한 점이 매 병원에 갈 때마다 했던 검사를 또 하게 되면서 생기는 시간적·금전적 낭비다.

이는 진단, 치료의 연속성의 문제도 발생하게 한다. 이어 이것은 의사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위의 문제가 가장 큰 문제다.

이것은 환자와의 관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동료들과도 신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이다.

현 시스템에서는 1차 의원 2차 병원 3차 병원의 구별은 사실 그 규모를 구분하는 것 이외에 큰 의미가 있느냐다.

기능적인 의미에서 이 구분은 없어진지 오래인 것처럼 보인다.

언제부터인가 서로의 자리싸움만 더 심해지고 있다.

내가 궁금했고 가장 부러웠던 미국의 모습은 바로 이 1차 의원과의 각 병원들의 관계는 1차 의원에서 진단이 불가하여 2차 병원이나 3차병원으로 전원할 때 의사가 소견서를 써주는 것 이외에 중요한 진단 치료 시 같이한다는 점이다.

이로서 진료 치료의 연속성이 생기며, 신뢰도 등 굳이 주치의제도가 아니더라도 그 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로서 환자도 같은 검사를 여러 번 할 필요성이 없어진다.

하지만 한국은 어떠한가? 어느 것이 먼저일지 모르겠지만, 보는 사람도 성의 없이 휙 보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으며 쓰는 사람도 대충만 써서 보내는 경우도 있다.

이건 반복될수록 악영향만 끼친다. 또한 3차병원에서는 1차 의원을 무시하는 경우도 꽤 보이며 역의 경우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아직도 총액계약제니 주치의제도 만성질환관리제도니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소리만 하고 있다. 총액계약제가되면 제로섬게임 상태가 되어 서로 간에 헐뜯고 환자를 뺏으려고 할 것이다.

주치의제도나 만성질환제도는 그럴듯하지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그저 재정을 아끼기 위해 도입할 뿐 이로서 정말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 될 것인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해결할 것인가를 제발 고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전에 일본이 비슷한 여러 문제들로 의료계가 파탄에 이르렀던 적이 있다.

결국 큰 태풍이 불었고 여러 가지를 손본 뒤에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었다고 하지만, 의사부족, 분만을 위해 2시간 이동하는 등 그 여파로 보이는 많은 문제점들이 우리의 귀에도 들려온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망우보뢰,亡牛補牢) 라는 말이 있다. 과연 한국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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