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생명유지에 필수 불구 과용은 해악
FDA, 판매식품 10년내 식염 50% 감량 권고
AMA, '식염은 안전' 라테르 표기도 철폐 요구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 소금 전쟁

성경에 “소금은 하나님 약속의 상징”이라 했을 정도로, 소금은 우리생활과 생명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물질이다.

인기드라마 주몽에 소금을 얻으려는 무역전쟁이 악화되어, 부여와 인접부족사이에 전투가 벌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동양의 소금전쟁= 한반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바다가 아득한 만주대륙에서 비롯된 우리 조상의 나라 부여국에선, 소금은 중국에서 수입해야만 했다.

중국은 길고 긴 해변에서 생산되는 소금과 사천성 등 내륙지방에 산재한 염암(鹽岩, 소금바위산)이 있어 식염극정이 없었으며, 그들은 소금을 미끼로 부여를 비롯한 주변부족을 농락했던 것이다.

그래서 요즘의 기름쇼크처럼 소금쇼크가 만주벌판의 부여족을 항상 괴롭혔고, 그것이 전쟁을 유발하기까지 했다는 역사를 우리는 드라마 ‘주몽’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한반도와 일본열도처럼 바다에 인접한 좁은 땅엔 소금바위산이 없고, 소금은 전적으로 바닷물에서 얻어진다. 내륙지방의 소금조달은 중앙집권제국가 조선반도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일본은 무인(武人, 사무라이)정치아래 각 지역마다 ‘군웅활거’하던 중세기 전국시대, 내륙지방의 영주는 소금을 찾아 해안(海岸)으로 영토 확장에 혈안이었다고 일본역사는 전한다.

지금부터 400여년전 일본전국시대에 ‘소금 전쟁’이라는 별명을 가진 기록이 남아있다. 일본 혼슈의 중부에 위치한 지금의 시즈오카현주변 두 지역의 군사정권 즉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의 지배자 다케다(竹田)장군과 바로이웃 태평양연안에 위치한 이마무라(今村)장군은 서로 숙적이었는데, ‘이마무라’는 소금금수라는 무역봉쇄조치로 ‘다케다’쪽을 괴롭혔다고 한다. 그리하여 ‘다케다’장군은 백성의 활로를 찾아 와신상담 군사력을 강화시켜 1570년 드디어 무력으로서 해변에 소재한 이마무라의 수도(현재 시즈오까市)를 점령해서, 태평양연안까지 영토 확장에 성공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유럽의 소금 전쟁= 소금 전쟁은 고대유럽에도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서 멀지 않은 살츠버그(Salzburg)는 모차르트의 탄생지로 유명하지만, 이름 그대로 소금山(Salz= 소금, Burg= 산)이 있는 소금산지로 옛날에 잘 알려졌으며 지금도 유럽의 소금공급지이다.

살츠버그에는 그 주변에서 발견된 2천8백년 이전의 청동기와 철기문화의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유럽의 호화찬란했던 Hallstatt 문화를 알리는 관광도시이기도하다.

기원전 8세기이전에 그곳(Hallstatt)에서 이미 소금바위의 채굴이 행해진 흔적이 있어, 지금부터 200년 전에 채굴장에 대한 탐색결과 유적이 발견되었다.

로마제국시대엔 로마인이 그곳 소금광산을 독점했으나, 로마제국멸망 이후 채굴장이권을 찾아 Salzburg대사교(大司敎)와 합스부르크왕조 Albrecht1세 사이의 전쟁이 일어났으며, 이 ‘소금전쟁’이라 일컫는 싸움은 대사교 측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하여 대사교시대 Salzburg지역이 누렸던 부귀와 영광은 소금광산 덕분이라 전한다.

현재 소금광산채굴은 국영기업으로 돼있다고 하며, 참고로 Salzburg에서 소금광산이 있는 Durrnburg까지 관광코스가 있음을 알린다.

그리고 1997년 UNESCO는 소금채굴장주변 알프스산악지대의 웅장한 경치를 그곳이름을 따서 Hallstatt-Dachstein Salzkammergut Cultural Landscape라 명명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알프스에 싸인 아름다운 도시의 경관과 더불어 지역의 고고학적 지리학적 학술가치가 인정된 결과이다.

▲미국의 소금 전쟁= 미국대륙에서도 텍사스에 있는 El Paso 소금광산은 옛적 인디안과 치카노 등 지방족속들이 장기간 이용해 왔으며, 1877년 광산지배권을 둘러싸고 정치세력사이에 일어난 전쟁을 소금 전쟁(El Paso Salt War)이라 부르고 있다.

■ 식염 논쟁

조미료에서 몸에 해롭다는 당분과 지방에 대치해서 식염이 많이 사용되고, 그 결과 [표 1]에서 보듯 미국인의 소금소비량이 지난 30년간 급증하여 소금이 신악음식이 되어가고 있다(본지 2005년 4월4일자 김일훈 건강돋보기 ‘염분과다식품의 새로운 해독’ 참조).

[표 1] 연도별 미국인 식염소모량 (mg/일)

- 출처: HHS(식당음식 1일3식 기준) -

근래 패스트푸드와 냉동포장식품의 식염과다문제가 논점이 되고 있다. 2006년 6월 AMA 정기총회는 FDA로 하여금 식품회사에 대해 판매식품의 식염함량을 명시하고, 앞으로 10년 이내에 함량을 현재의 50%로 줄일 것을 요구한바 있다.

지금까지 FDA는 식품레테르의 성분분량표시에서 식염을 제외해왔으며 “식염은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규제 지었다.

그러나 근래 미국인의 식염사용량이 증가해짐에 따라 AMA는 FDA에 대해 식염이 안전하다는 종전규제를 철폐하도록 요구했으며, 이 새로운 AMA제안은 이번 대의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바 있다.

식품레테르의 규제에 관여한 적이 없는 AMA로서는 처음 있는 간섭이기도 하다. 만일 AMA의 권고가 수리되는 경우, 포장식품회사는 여러 식품의 식염허용량을 준수해야하고, 따라서 음식맛과 음식저장을 함께 도우는 식염을 대치할 물질을 찾아야하는 난관에 부닥치게 된다.

FDA는 2006년 중에 ‘식염과 건강’에 관한 청문회와 워크숍을 개최키로 했으며, 그 결과에 따라 AMA요구에 대한 회답을 마련키로 했다는 뉴스다.

물론 식품업계에서는 식염에 대한 어떠한 규제도 강력반대하고 있으며, 식염을 제한하려는 정부시도를 봉쇄하게끔 로비활동에 열중중이라 전한다. 참고로 현재 식염 마켓은 총 3억4천만 달러($340M)의 규모이다.

식품업계 자문을 맡고 있는 식품전문가들은 ‘식염섭취를 줄여도 건강상태에 변화가 없다’고 결론내린 일부논문을 인용하면서 “식염과 고혈압의 상관관계” 하나만으로 식염제한레테르 부착 강요는 부당한 일이라고 반박하고, 이 문제에 대한 많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식염제한규제를 촉구하는 AMA는 물론 정부자문기관인 IOM(의학 연구원)과 AHA(미국심장학회)와 의견을 같이한다.

고혈압이 바로 미국 제1살인자 심장병과 제3살인자 뇌졸중을 초래하는 원흉이기 때문이다. 2004년 NHLBI(국립심장폐장혈액연구원)의 연구보고에서 “만일 포장식품과 식당음식가운데 식염함유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면, 연간 미국인사망자에서 15만 명이 구제될 것이다”고 발표했다.

[표 2] 식염 경보(Watch the salt)

3.8그램 : 18~50세 건강인의 1일 식염섭취용량

5.8그램 : 18~50세 건강인의 1일 식염섭취한계량

95% : 섭취한계량을 초과하는 남자비율

75% : 섭취한계량을 초과하는 여자비율

- 출처: IOM(미국의학연구원), 2004 -

[표 3] 음식에서 식염을 줄이려면

▷ 식염 첨가하지 않은 판매식품(통조림 냉동식품 포장음식)을 택하라.

▷ 식염 첨가하지 않은 군음식(견과 땅콩 씨음식 완두콩 편두)을 택하라.

▷ 식염 첨가한 짠 스낵(포테이토칩 술안주)량을 제한하라.

▷ 가정 식탁에서 소금저린 통조림야채를 피하라.

▷ 식염과 지방이 없는 수프를 선택하라.

▷ 지방이 없거나 낮은 우유, 식염과 지방이 낮은 치즈나 요구르트를 선택하라.

▷ 외식할 때는 요리에 식염이 들지 않게끔 부탁하라.

▷ 구미제로 식염대신 다른 조미료를 사용하라.

- 출처: AHA(미국심장학회) -

IOM의 식염경보와 AHA서 추천한 식염을 줄이는 방도는 [표 2]와 [표 3]과 같다. 연방정부 CDC(질병관리예방센터)의 식사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젊은 성인의 1일 식염섭취추천용량은 2.3Gm 이하, 그리고 노인과 고혈압환자와 흑인(고혈압위험도 높은 종족)은 1일 1.5Gm이하이다. 하지만 2000년도 미국인 평균 1일 식염소모량은 3.37Gm으로 정부추천보다 훨씬 높다[표 1 참조].

지금으로서는 FDA서 청문회이상을 기대할 수 없을 가능성이 많다고 비관적인 관측이 유력하다. 사실이지 최근 엄청난 업무분량에다 예산부족에 허덕이는 FDA인지라, 처리해야할 많은 우선순위가 보류중이다. 그래서 소금제한규제를 적극추진하고 나선 시민단체는 “계류 중인 FDA 우선순위에서 식염이슈를 톱 리스트에 올려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고충은 식염감소로 인해 ‘줄어드는 맛’을 대치할 대용물질발견의 어려움이고, 아직 그런 물질은 없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식품회사들은 다가올 소금규제에 대비해서 식염대용품으로 된 패스트푸드와 냉동포장식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