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업계우려 반영-복지부 설득 중간 역할

▲ 2011년도 정기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약가 일괄인하로 인한 제약업계의 피해를 우려하면서 재검토를 요구했다.

[2011년도 정기국정감사 종합 분석]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임명과 맞물려 진행된 이번 국정감사는 복지부와 장관으로 하여금 약가인하와 관련해 제약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제약업계를 넘어 국회에서도 일괄약가인하가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자, 제도 시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던 복지부가 1박 2일 워크샵 등 정책 추진에 앞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

이로써 제약업계에게 일괄약가인하를 추진코자 하는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일말의 기회가 주어지면서 향후 양측의 갈등이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종합적인 측면에서의 재검토 촉구… ‘제네릭 육성필요’ 언급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제약산업의 대량실직사태, 연구개발 투자위축 등을 우려하면서 강압적이고 무리한 일괄약가인하 추진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으로 제약산업에 고용위기 등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제약업계와의 대화와 상호작용을 통해 이번 약가인하 추진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의원들은 건보재정 안정화를 위해 일방적으로 일괄약가인하를 추진하기보다는 사용량 제한 등 의료이용의 행태를 개선하는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과 제약업계의 R&D에 대한 지원예산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난 7일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원희목 의원은 “약가를 인하하고자 하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선 동의하나, 의약품 유통 시장과 제약업계에 교란을 일으키는 방식은 안된다”면서 “충격적이고 몰아치고 하는 식의 정책은 그만하고 종합적인 측면에서 고려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춘식 의원도 “제약업계는 이번 일괄약가인하로 인해 1조원 이상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으며, 비용을 절감해도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고 있다”며 “정부는 제약업계의 경영위기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아울러 신상진 의원은 “의약분업 이후 의사들의 고가약 처방 비중이 높아지면서 다국적 제약사는 이득을 보는 반면, 국내제약은 더욱 열악해졌다”면서 “일괄약기안하와 함께 제네릭 생산하는 국내제약을 육성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당근과 채찍을 같이 써야 국내제약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 보건복지부는 이번 정기국정감사를 통해 약가인하 개선방안와 관련, 제약업계와의 소통으로서 풀어가겠다면서 입안예고 연기와 이달 11일~12일 워크샵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복지부, 제약업계와의 소통 선택… 결과는 미지수

임채민 복지부 장관은 임기 전인 인사청문회부터 이어진 약가인하에 대한 지적과 재검토 요구에 홍역을 치르면서 제약업계와의 소통을 통해 이번 사안을 해결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지적사항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했다.

▲ 임채민 장관
이에 일각에선 임채민 장관이 제약업계와 대화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을 뿐 실질적인 대화 창구를 열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오히려 이는 약가인하 개선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복지부의 의지로도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최근 일방적인 정책추진을 보이던 복지부는 국정감사 시점과 맞물려서 약가인하 개선방안에 대해 제약업계와의 의견조율과 소통을 위한 과정을 가지기로 계획했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의원들로부터 여러 질의와 지적, 해결방안 등이 수차례 제시되자, 복지부가 정책추진에 앞서 입안예고를 연기하면서 더욱 구체적인 검토를 결정한 것.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약가인하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를 정확하게 전달함으로써 약가인하 개선방안을 두고 마지막에 가까운 복지부와의 협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번 정기국정감사에 앞서 제약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약가인하 개선방안을 발표, 추진해온 복지부가 결국 국회의원들의 설득과 지적에 한 발짝 물러서면서 ‘대화를 통해 풀어가겠다’는 답변을 실천에 옮겼으나, 이번 대화로 정책에 변화가 생길지, 전시행정에 불과한 조치가 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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