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불켜고 손님 기다리나 방문객은 많지 않아

대국민 홍보부족 등 원인… '정부 실질적 지원' 한목소리

본지, 시범사업 한달 맞아 심야약국 현황 점검 결과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이 약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안착하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약국과 취급소에서 운영상의 애로사항과 문제점이 발견돼 정부와 약사회 차원에서의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 시행 한 달에 즈음해 본지가 지난 17일 야간시간대에 서울 시내 심야응급약국과 취급소 등 총 9곳을 방문 현황을 취재한 결과 모든 약국이 정해진 시간에 약국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시내 심야응급약국 및 심야응급의약품취급소 전경

사업 시행일인 지난달 19일부터 블루마크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해 온 동대문구의 ‘남지약국’의 김선회 약사는 “새벽 2시까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야간에도 손님은 계속 있는 편”이라며 “전화를 먼저 하고 운영여부를 확인한 뒤 방문하는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영등포에 위치한 제일약국도 “한달 운영결과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평균 10명정도 손님이 온다”며 “찾아온 손님들은 대부분 우루사, 박카스, 진통제 종류를 많이 구입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5일부터 시범사업에 참여한 광진구 신중앙약국도 약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돋보였다.

약사회가 직접 CCTV와 비상벨을 설치해 순번제로 근무하는 약사들의 신변확보에 나섰고, 일부 약사회에서 약사회관을 취급소로 운영하는 것과 달리 한 약사가 선뜻 나서 개인약국을 심야응급약국으로 지정했기 때문.

광진구 약사회 현상배 회장은 “운영한지 10여일이 조금 넘었지만 손님들이 여럿 있는 편이고, 새벽 2시 이후로는 거의 손님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약국이 약사회 지역구 분회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힘겹게 안착돼 가고 있지만, 일부 지역구 분회에서는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홍보 부족으로 거의 손님이 없는 약국도 있는가 하면, 당번제로 운영하다보니 약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 헤매는 약국도 있는 것.

또한 약사회관으로 취급소를 운영하는 경우 시장 내 또는 빌딩 내의 고층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다보니 실제로 취급소를 찾는 손님이 아예 없는 정도에 가까웠다.

그러나 대부분의 심야응급약국들이 약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어렵게 운영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심야응급약국에 대한 정부와 대한약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한 약사는 “심야응급약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건비”라며 “인건비가 지원된다면 심야응급약국을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약사는 “실질적인 지원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관내 실정에 맞게 최소의 비용으로 운영해가고 있다”며 “장기간 운영해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이 시행 한 달을 맞았지만 여타의 지원없이 오로지 약사들의 의기투합으로 꾸려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심야응급약국이 단지 시범사업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약사의 노력 뿐만 아니라 정부 및 약사회의 실질적인 지원이 함께 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제약산업팀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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