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 등 시장 조사 필요…약사 자발적 의지 필요

약사회 전국 50곳 심야약국 운영 계획

지식경제, KDI 등 정부 각처에서 국민 생활 불편 이유로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에 대한 주장이 강해지면서 약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24시간 약국 도입, 심야응급약국 운영을 내놓고 있다.

강남에서 운영되고 있는 심야약국 전경
대한약사회는 최근 시도약사회장 회의를 개최하고 심야응급약국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할 결과 전국적으로 50여곳을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지역에는 15곳, 경기지역에 10곳, 각 시도지부별로 1곳 등 총 50곳이다.

또한 심야약국 간판은 파란색, 심야응급약국 간판은 빨간색으로 정하는 등 타 약국과의 차별화를 꾀하기로 하고 심야약국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지부별로 강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심야약국 운영에 따른 행정적인 지원, 금전적인 지원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약사들이 심야약국에 얼마나 참여할지는 미지수이다.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심야약국을 운영해야 한다는데는 모든 약사들이 공감하지만 심야약국이라는 십자가를 모두가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적인 지원없이 약사들에게는 아무런 메리트를 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약사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한다면 의무감에 일정 시간은 운영되겠지만 심야약국이 정착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약사회는 심야약국 운영에 따른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약사회 차원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의 근본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게 중론이다.

병의원들도 응급실도 차등적인 수가가 지급되는 것처럼 심야약국들도 타 약국과는 다른 수가 체계를 만련해서 약국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각 지부별로 1곳의 심야약국이 운영된다고 하지만 1곳의 약국 운영으로 국민들의 불편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일반의약품 판매 추진 대응책으로 심야약국 운영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보다는 시장중심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심야약국, 심야응급약국 문제는 정치적인 대응 문제가 아니라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시장에서의 능동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

실제 강남 논현동에는 24시간 약국이 3곳이나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이 지역에 유흥가가 밀집되어 있고 약간 운영에 따른 일반의약품 판매 매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심야 약국이 운영된다는 반증이다.

또한 동대문구에도 연중무휴 약국이 운영되고 있는데 일반의약품을 비롯해 한약제제 등 판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처럼 심야약국, 24시간 약국 운영은 시장 논리에 의해 계획되고 운영될 때 성공할 수 있으며 정치적인 논리로 운영방안을 마련하게 된다면 약사회가 계획하고 있는 심야약국은 실패할 공산이 크다는 것.

강남의 한 약사는 “심야에 약국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는 병원으로부터 처방전을 가지고 온 환자가 아닌 감기약, 소화제 등 일반의약품을 찾는 한자들”이라며 “심야약국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 조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심야약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약사회, 약사들의 강한 의지가 없이는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약국을 운영하는 주체는 약사이기 때문이다.

약사회가 심야약국 운영을 무리하게 진행하게 되면 인력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심야약국에서 비약사 판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도 일병 카운터라는 이름으로 비약사 판매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심야약국에서도 이같은 부작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결국 심야약국 성공,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 저지 두가지 모두를 얻기 위해서는 심야약국에 대한 철저한 시장 조사와 약사들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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