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벌어지면 논리적·분석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동안 자신이 품어온 신념이나 편견으로 판단해 버린다는 확인편향(Confirmation bias)이라는 말이 있다.

사건의 복잡한 내용들을 파악하지 않고 이성에 앞서 감정이 먼저 개입이 된다는 것이 골자인데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선거 정책이 먹히는 것도 바로 이 확인편향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약사회장 선거판은 이런 확인편향을 너무나도 잘 이용하고 있다. 구본호 후보는 조찬휘 후보가 부산지역에서 금품을 이용한 선거를 했다며 포문을 열었고 조찬휘 후보는 김구 후보 약국이 카운터를 통해 의약품을 팔았다며 동영상을 공개했다.

김구 후보도 이에 질세라 조찬휘 후보 약국은 담합행위를 하고 있다며 맞불을 놓았다. 또한 조찬휘 후보는 김구 후보측을 겨냥하며 회원 약국들에게 명품 스카프를 돌리고 있다며 폭로하고 나섰다.

이번 약사 회장 선거를 시작하면서 후보들이 정책선거를 하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지만 여전히 동문선거를 비롯해 자신들의 치부까지 드러내며 회장을 한번 해 보겠다는 욕심을 부리고 있다.

상대방 후보들의 정책이 가지고 있는 오류 등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기 보다는 비방·폭로 등 자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해 지성인 단체가 기존 정치판을 흉내낸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에 약국들은 "덜 나쁜 사람을 선택하겠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2만 약사들은 비방에 비춰지는 후보자들의 인상이 아닌 그들의 이력과 비전을 꼼꼼히 점검하면서 약사회의 미래를 열어 선진화 혁명을 주도하고 향후 100년의 약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인물에 기준을 두어 새로운 회장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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