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동안 도매업계를 옥죄어온 약국 백마진에 대해 협회, 업체들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업체들의 자정 의지 또한 의문시되면서 차라리 근절 자체를 포기하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년 약사법이 개정되면서 도매협회 차원에서 백마진 근절 방법을 모색했지만 약사회에서 백마진이라는 단어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단체간 갈등만 빚어지면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약국 백마진 근절을 놓고 일부 대형 도매업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자 외국자본의 RMS코리아가 문전약국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 업체들의 단합마저 흔들리고 있어 약국 백마진 근절은 멀게만 느껴지고 있다.

최근 도매업계 상황은 최악에 최악으로 흘러가고 있다. 실제 업체를 정리하고 싶어도 정리할 방법이 없어 그냥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는 소문이 들릴 정도이다. 하지만 경영이 어렵다는 업체도 약국에 백마진은 제공하고 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백마진 근절을 위해서는 백마진을 제공하는 도매나 받는 약국 모두를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는 과격한 말까지 나오고 있어 간접적으로 도매업계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개발, 백마진 근절 방안 모색 보다는 좀더 안전하고 세금 계산서를 정리할 수 있는 백마진 제공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 현재 도매업계의 현주소이다. 또한 도매협회가 업계 현안 해결 TF팀을 꾸리고 백마진 근절 등을 강구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이를 믿고 따르는 회원사들은 한 곳도 없어보인다.

'머니(money)' 제공 이외에는 약국에 별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 없는 도매업계로서는 백마진을 근절하기는 요원해 보인다. 차라리 백마진 근절을 포기하자는 말이 왠지 설득력이 있고 실천 가능해 보여 씁쓸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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