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오늘날과 같은 경제성장을 견인한 것은 70년대 구호인 '잘 살아 보세'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구호 안에는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담겨져 있다.

이에 '우리·함께'라는 공동체 정신으로 이웃의 어려움을 나의 어려움으로 생각하고 같이 아파했다. 하지만 2008년 도매업계를 바라보면 `우리'라는 말에 함축된 공동체 의식이 실종된 듯하다.

물론 전국적으로 1000여개의 도매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치열한 경쟁이 도매업계를 좀 먹고 있지만 유통업계라는 특성상 업체간의 단합·공동체의식이 어느 업계보다 중요시됐다. 하지만 나 혼자 잘먹고 잘살면 된다는 철저한 이기주의가 판치고 있으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질투심이 넘쳐나고 있다.

이젠 나만 살면 된다는 극도의 이기심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듯하다. 굳이 구체적인 업체 이름을 거론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근 도매업계는 동료의식이나 공동체의식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동안 업체간 공동체 의식이 강했던 부산도매업체들이 지난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해서 깨지고 급기야는 업체간 헐뜯기가 극에 달하면서 공정위 조사까지 진행되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같은 업체간의 싸움을 일부 업체들은 회장 선거까지 연결시키면서 더 부추기고 있어 중소형-대형 도매업체의 사이는 `견원지간'으로 변하고 있다.

혹자는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럴때 일수록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현 시점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중소형-대형업체가 관계가 굳이 적대하고 반목하는 관계이어야 할 필요가 있는지, 또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혀가며 얻어내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숙고해야 한다.

업체간 경쟁이 심할 수록, 이익구조가 나빠질 수록 나만 잘 살겠다는 생각은 스스로의 무덤으로 직행하는 함정이다. 지금 도매업계에 필요한 것은 내가 가진 단점을 타인의 장점으로 보완하면서 모두 같이 잘 살아보겠다는 `공동체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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