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에 이경호 현 차관 발탁 가능성 높아

청와대가 전례 없이 오는 2월 4일 이전에 전면개각을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함에 따라 그 개각 폭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새 내각은 정치색을 탈피한, 선거관리내각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인선을 하는 만큼 조각에 버금가는 대폭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김 대통령은 이번 개각만큼은 여!야 모두가 현 정부의 정치중립 의지를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개각과 관련해 야권과의 사전 조율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다.

교체 대상으로는 서울시장후보 경선 등 출마를 위해 당에 복귀하겠다는 뜻이 강하게 밝힌 김원길 복지부장관을 비롯한 김영환 과학기술부장관 등이 당적 인사들이 대거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

앞서 김원길 장관은 지난 21일 복지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독대하는 자리를 마련, 유임이나 퇴진에 관한 일련의 언질을 받겠다는 견해를 표명했으며, 더욱이 기자 여러분과 복지부장관으로서 마지막 모임이 될 수도 있음을 강하게 내비친바 있다.

이 같은 청와대 개각관련 공개발표가 있은 뒤 보건복지부 직원들은 김원길 장관의 후임에 누가 임명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복지부장관의 퇴진은 건보수가나 의약분업의 전반적인 제도변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 측근은 복지부장관 후임에 마땅한 적임자가 없어 고민할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 잔류 가능성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만일 건보재정이나 의약분업 등의 현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면 이 분야를 정확히 이해하고 진행시킬 수 있는 인사가 후임 장관으로 임명돼야 할 것이라며,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현 이경호 복지차관의 장관 발탁이 가장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최근 들어 이태복 청와대 복지노동수석과 김용문 전 복지차관 등도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어 복지부장관의 유임과 퇴진에 관한 예측은 아직 안개 속에 휩싸인 형국이다.

한편 민주당 관계자는 "김원길 복지장관은 본인이 서울시장후보 경선 등 출마를 위해 당에 복귀하겠다고 밝힌 이상 교체 대상"이라며, "후임 장관에는 보건복지 정책의 연속선상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천거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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