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정현호 대표는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나보타는 미국FDA 승인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균주출처가 명확치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특히 '대웅제약 나보타 균주가 메디톡스 균주와 100% 일치하는 데다가 균주 발견자가 누구인지조차 공개한 적이 없어 강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정 대표가 에둘러 얘기했지만 대웅제약 톡신에 대해 도용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자신(메디톡스)의 것을 훔쳤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아울러 다른 곳에서 훔쳤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식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도덕적인 흠결을 가진 나보타가 글로벌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고, 받아서도 안된다는 강력한 의지도 드러낸 것이란 풀이이다. 그는 '설사 미FDA 승인을 받더라도 문제제기를 계속할 것' 이라고도 했다.
나보타가 국내 제약산업에서 가지는 의미를 감안하면 정 대표의 나보타와 관련한 이번의 문제제기는 이전의 논란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라는 생각이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의 미래이며, 아울러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이다. 현재까지 60여개국에 약 70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이 체결됐고, 미국FDA 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상태로 2018년 미국 발매가 기대된다. 성공적 발매가 이뤄질 경우 향후 연간 5000억~2조까지의 매출이 기대되는 그야말로 토종신약의 기대주이다.
이런 제품에 대해 이 정도 톤으로 얘기 했다면 확실한 무언가가 있다는 이야기 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문제제기를 입증할 책임도 메디톡스에 있다. 자신의 것을 훔쳤다는 것을 확신한다면 왜 그런 지에 대해 보다 명확히 밝혀야 한다. 잃어버린 톡신이 정말 있는지, 수사당국에 '진정' 차원이 아닌 고소고발 등 보다 적극저인 법적대응 의지가 있는지 확실히 하는 것이 맞다.
혹 자신의 것이 아닌 남의 것을 훔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이유는 무언지, 어디 것을 훔친 것 같은지, 왜 자신들이 남의 것 훔친 것까지 이렇게 심각하게 문제제기 하고 있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 그냥 산업발전 측면이라고 넘어가기엔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사실 권리의 원천이 무엇이냐, 균 근원이 어디냐는 문제제기라면 메디톡스도 100% 떳떳하냐는 문제제기도 있다.
메디톡스 균주가 위스콘신대 연구자 출신 양규환 박사가 '실험실에 사용하던 가방에 넣어온 균주'라는 것은 공영방송에서 메디톡스 스스로 이야기한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권리의 원천을 따지고, 균 근원을 따질 권리가 있느냐는 것에서 부터, 생물학적제제의 국가간 이동이 가방을 통한 운반이 적절하느냐는 문제제기도 지속적으로 나왔었다.
확실한 근거를 가진 문제제기라면 몰라도 그 개연성만 가지고 미국FDA허가를 목전에 둔 토종신약에 대해 '허가되선 안될 제품'이라는 식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 그 증거를 명확히 제시하던가, 그런 것이 없다면 좀 더 신중해야 한다, 문제제기에도 금도가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