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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한의협-한의학회 분리, 악수였나

2004. 06. 08 by 허정헌 기자

1999년 분리된 한의협과 한의학회가 늑장 행정과 홍보 미흡, 회원들의 무관심 등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이는 지난 6일 동국대에서 개최된 '한의학 임상시험 발전을 위한 세미나'에서 드러났다.

이 세미나는 한국이 중국 못지 않은 한의과대학, R&D연구개발 체계, 인적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1000여개의 한약 신약을 개발한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단 한 가지의 신약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야겠다는 취지로 열린 행사였다.

이를 위해 연자들은 학부나 대학원 교육과정에 임상방법론 강의를 개설하고, 임상을 총괄할 기관을 설립하자는 등 심도있는 논의를 벌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50여명의 참석자들이 참가했을 뿐이었다. 학회측에 따르면 회비를 내는 회원수만 1500여명이라고 한다. 행사에서 다뤄지는 논의의 무게에 비춰 50여명은 너무 적은 수였다.

더구나 이날 행사는 다분히 정책 및 제도적인 측면에서 지원책이 모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의협의 임원진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기자와 통화한 한의협 임원진은 이렇듯 중요한 현안이 논의되는 세미나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협회 이사진의 불참에 대해 학회는 테스크포스 운영으로 바빠 참석치 못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문제는 학회 뿐만이 아니다. 최근 한의협은 청소년 대상 금연침 시술행사를 6월부터 개최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일선학교에 홍보자료를 배포하지 못했으며, 학생들에게 가까운 한의원을 소개할 금연침 홈페이지도 제작 중이다.

이는 4월 20일경 금연침 시술을 펼치기로 결정할 때부터 예견돼왔다. 작년부터 실시된 이 행사의 취지가 늑장행정으로 빛 바라지 않을까 염려된다.

기자는 학회 홈페이지에 학회의 전신인 동방학회의 창립을 1995년으로 잘못 표기한 것부터 조속히 1955년으로 바꾸기를 제안한다. 관리자도 관심이 없는 홈페이지는 다른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한방의 과학화, 세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40여개 분과학회, 2000여 회원들'이라는 거대한 몸이 '학회'라는 머리에 관심을 가지고 일사분란한 행보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문제는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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