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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대병원 벤처사 의혹 등 비방·폭로전 양상

<기자수첩>'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서울의대 학장선거를 바라보며'

2004. 03. 09 by 이창진 기자

각 후보자 '페어플레이' 공언 불구 직선제 참뜻 왜곡
현안에 대한 정책대결로 승화시켜야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서울의대 학장선거가 과열분위기를 넘어 비방과 폭로전의 양상을 띄고 있어 주위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서울의대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주 교수들의 질의서를 각 후보자에게 발송하는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의 질의내용을 제외시키면서 교수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가 된 질의내용은 서울대병원이 설립한 벤처 3사에 대한 사항으로 병원이 대주주로 운영하는 이지케어텍과 이지메디컴의 경영과 관련된 의문점을 묻는 질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결과, 질의한 교수들은 이들 벤처사가 병원 시계탑의 독점적인 관리로 이뤄지고 있는 부분과 병원예산의 유입 및 수익분배에 대한 의혹을 제시하며 某 후보자에게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장자준 선관위원장(병리과)은 "선관위원 모두가 병원 벤처사에 대한 질의는 학장선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해 제외시키기로 했다"며 "교수들에게도 이같은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해달라는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고 말했다.

이같은 선관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교수들의 질의내용을 원문 그대로 게재하겠다는 선관위의 기존방침이 어긋난 부분과 벤처사의 운영에 병원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수들의 당연한 알 권리가 아니냐는 반문이 이어지면서 과열된 분위기가 좀처럼 숙으러들지 않는 분위기이다.

문제는 현안에 대한 정책대결을 기대했던 학장선거가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방에 대한 비방전으로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4명의 후보자들은 출마 후 '정책적 대결을 통한 페어플레이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나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각 진영은 '과정'보다는 '결과'에 치중한 기대이하의 졸속대결로 직선제의 참뜻을 변질시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누가 학장으로 선출된다고 해도 교수사회의 신뢰성과 윤리성에 적잖은 상흔을 남겨 심각한 선거후유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고임을 자부하는 서울의대 교수들의 학장선거가 정치판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 '안정' '개혁' '실리' 등의 각 후보자별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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