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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약국이 ‘쇼핑몰’이 되는 날

2025. 10. 17 by 김상일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약국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단순한 면적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등장한 창고형 약국, 그리고 대형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은 약국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약국은 의료기관과 소비자 사이의 건강 관문이다. 약사는 단순한 판매자가 아니라 복약지도와 상담을 통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전문가이지만 최근 약국의 대형화는 이 역할을 흐리게 하고 있다. 넓은 공간에 진열된 수백 종의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생활용품은 약국을 ‘쇼핑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창고형약국, 대형약국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방향이다. 약국이 커질수록 판매 중심의 운영이 강화되면서 약국이 건강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건강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변질되는 순간이다.

최근 오픈한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은 약국과 카페, 전시공간을 결합한 복합매장으로 약국이 뮤지엄이라는 이름을 달고, 소비자에게 경험을 파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것이 과연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취지는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약국은 면적이 아닌 약사 역할이 중요한 공간이다. 약국이 커질수록 국민 건강이 멀어지는 구조라면, 그 확장은 재고되어야 한다. 약국은 쇼핑몰이 아니다. 약은 상품이 아니다. 약국의 본질은 ‘판매’가 아니라 ‘상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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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창고형 약국이 약국 본연의 기능을 훼손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런 점에서 의미 있는 신호다. 약국의 역할을 단순한 판매처가 아닌 지역사회 건강 관리의 전초기지로 복원할 수 있을지에 기대가 모인다.

국민은 약을 사러 약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약사를 찾는다는 그 단순한 원칙이 다시 약국의 중심에 놓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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