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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클린스만호를 보며 필수의료 속 의사들을 떠올리다

2024. 02. 02 by 오인규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유럽파 12명의 역대급 최강 전력 그리고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겠다는 각오와 다르게 연일 피 말리는 의도치 않은 명승부(?)로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혈압 상승에 일조하고 있는 위기의 위르겐 클린스만호.

“강인아 해줘” “흥민아 넣어줘” “민재야 막아줘” 해외 리그 유명 클럽에서 주전으로 뛰며 뛰어난 실력을 뽐내고 있는 선수들에게 과도한 전술 통제를 하는 것은 옳지 않겠지만, 당면한 전략이 없이 자율성을 빙자한 무계획 속 오직 기대기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심각한 지적을 받고 있다. 각종 축구 커뮤니티에 “캐비어로 알탕을 끓인다”는 뼈 있는 비유도 자주 회자된다.

고난 끝에 우승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행복할 것이고 선수들의 커리어에 멋진 한 페이지가 더해지는 것을 바라는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선 안 된다”는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 축구아카데미 감독의 파격 발언도 쉽게 지나칠 수는 없는 대목일 것이다.

이를 보며 의료 전반에 화두가 되고 있는 필수의료 속 의료진의 역할을 떠올렸다. 아직 정의도 확실하지 않은 필수의료, 365일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데 필요한 분야라면 모두가 필수의료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또 의사들에게 "해줘"만 기대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적된바 있다. 당시 대응 전략 및 의료 인력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부족한 가운데 의료진의 희생에만 기댄다는 비판이 있었고, 치료를 위해 의료진은 스스로 안전과 생명을 돌볼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번아웃 위기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그즈음에 더욱 확산됐다.

필수의료의 개선과 발전적 성장은 분명히 중요하지만 목표와 성취에 다다르기 위해서 의료진만의 책임과 개인적 희생만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관련 수가를 현실화하고, 불가피한 의료사고의 부담을 면해주며 어렵고 힘든 분야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지원이 절실한 현장에서 만난 의료진들은 유난스러운 감사나 대우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조금에 명예 그리고 명분과 함께 적정 수준에 보상과 보건의료 인프라가 잘 구축되기를 기대할 뿐이다.

이제 정부가 발표한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4대 개혁 과제를 담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관심이 쏠린다.  부디 일선 의료인들에 의견을 존중하고 추진력 있게 진행되길 바란다. 올바른 전략과 투자 및 응원이 선행돼야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것은 비단 선수들 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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