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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논란의 새만금 잼버리 현장, '원격의료'가 있었다면

2023. 08. 14 by 오인규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파행을 거듭했던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가 지난 11일 폐영식과 K팝 슈퍼라이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조직위의 방만한 재정 운영과 부실 준비 논란을 두고 계속되고 있는 각종 정치적 공방은 차치하고라도, 기록적 폭염에 이어 태풍 카눈에 등장까지 세계 각국에서 모인 청소년 대원들에게 닥친 시련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해충이 도사리는 비위생적 시설과 부실한 식사 그리고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감염병과 다수의 온열질환자가 속출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의료계가 한마음이 되어 잼버리 구원투수로 나섰다. 의료지원단과 함께 필수적인 의약품과 이동진료가 가능한 의료버스까지 현장에 긴급 파견한 것이다. 요긴하게 쓰일 간이 화장실 및 전동 카트를 보내기도 했다.

마지막 한명의 대원이 안전하게 퇴소할 때까지 의료지원을 계속하겠다는 각오까지, 위기 때마다 빛을 발휘하는 K의료시스템이 다시 한 번 국가의 품격을 높인 순간이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문득 한 가지 추가해봤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원격의료'다.

원격의료는 의료진은 시간을 절감해 진료의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더 많은 환자를 만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환자의 입장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진료가 가능하기에 병원까지 이동하거나, 진료를 위해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을 수 있어 의료 이용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병원 전단계에서 원격의료의 효과가 크다는 점도 입증된바 있다.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일종의 핫라인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잼버리 기간 동안 교통사고와 복막염을 비롯한 긴급 수술로 이어진 비상 상황을 겪은 케이스가 다수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혹시 지병을 가지고 있는 대원은 자국 의료진과의 직접적인 소통으로 언어의 한계를 넘고 더욱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며, 협업을 통해 빠른 조치로 이어지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은 분명하다.

원격의료는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인 IT와 고도의 수준을 자랑하는 의료가 결합된 기술로 기존 의료 환경을 혁신해 의료 비대칭 해소와 국민 건강 증진 등의 긍정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가 대외 경쟁력 강화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 등 우리 사회에 다양한 기여를 했음에도 제도화를 위한 완벽한 사회적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잼버리에 준하는 국가적 행사가 개최될 때 마다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던 잼버리 현장에서 원격의료가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에는 충분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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