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본 브리핑서 입장 밝혀…병상 종합대책 등 신중한 접근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정부가 수도권에 설립 예정인 66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 분원설립을 신중히 접근한다며 제동을 시사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박민수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9일 중수본 브리핑에서 질의답변을 통해 수도권 분원 설립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수도권 6600개 병상 규모의 분원이 설립될 예정인 상황에서 병원을 나간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내년에도 돌아오지 않는다면 의료진 충원이 어떻게 될지 물었다.

박 부본부장은 이에 대해 “6600병상은 각 병원에서 계획을 다 모아 보면 그렇다는 것인데, 계획의 진행 정도가 매우 다르다”며 “그래서 저희가 지난해 병상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가 있다. 그때 서울·수도권의 분원 설치에 대해서는 기존의 허가보다 조금 더 절차를 강화해서 추가적인 규율을 받도록 이렇게 시스템을 바꿔 나간다고 말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2023~2027년)’에서는 △병상 공급량 △인구 추계 △재원일수 △병상이용률 △유출입지수 등 2027년의 병상수급 분석을 토대로 지역별(시·도별, 중진료권별) 병상관리 기준을 마련했으며, 지역의 구분은 공급 제한, 조정, 가능으로 구분해 향후 병상공급을 제한하는 방침을 담고 있다.

박민수 부본부장은 “이 분원 설립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게 저희가 접근할 생각이고, 6600병상이 다 만들어지지 않다”며 “자꾸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하는데 구체적으로 계획을 들어가 보면 아직 병상 계획이 명확하게 서지 않는 것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해당 병원 측과 좀 더 긴밀히 협의해서 분원 설립이라고 하는 그런 형태로 진행이 가급적 되지 않도록 이렇게 지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2년 11월 기준 대형병원의 수도권 분원 설립 추진 현황을 보면 △서울대병원 경기 시흥 분원 800병상 규모 △서울아산병원 인천 청라국제도시 분원 800병상 △연세의료원 인천 송도 분원 800병상 △아주대병원 경기 평택과 파주 분원 각각 500병상 △고려대의료원 경기 관천과 남양주 분원 각각 500~600병상 △인하대병원 갱기 김포 분원 700병상 △가천대길병원 서울 송파 분원 1000병상 등이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이미 수도권 분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늦은 시책이 적용돼 6600병상의 설립을 제한할 수 없는 것이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조규홍 복지부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병상수 과잉지역에 대해 “공급제한은 물론 점진적이고 병상수 축수도도 유도할 계획”이라며 병상제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수도권 분원 대거 설립 예정인 병원들에 대해 “원칙적으로 병상공급을 제한해야한다”면서도 “지역 필수의료 수요가 있으면 기능 전환을 유도해 병상자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유도하겠다”고 언급했었다.

실제로 3기 병상수급 기본 시책에서는 필수의료 기능, 감염병 대응, 권역 책임의료기관 중심 네트워크 구축 등 예외 사항을 감안해 필요한 병상은 과잉 공급지역이라도 병상 증설이 허용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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