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가시화로 청소년 연령 확대 기회 있어…질병청, ‘여러 조건·상황 고려해야’ 신중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올해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독감 NIP)과 관련,만 13~18세 연령대 접종 확대를 두고 업계와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양측 모두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국회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9일 백신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NIP 주무부처인 질병관리청에서는 독감 NIP 연령 확대에 대해 뚜렷하게 의견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의 경우, 코로나19와 독감의 ‘더블 팬더믹’ 우려에 따라 독감 NIP 연령대가 한시적으로 대폭 확대됐다. 작년의 경우 약 154만명의 13~18세 청소년이 독감 NIP를 통해 백신을 접종했다.

이에 반해 올해는 재작년 기준, 즉 청소년층이 독감 NIP에서 빠진 상태로 사업이 진행된다.

이같은 결정은 코로나19로 인해 정부의 예산 지출이 많다는 위기감과 함께 현재 정부가 사실상 전국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더블 팬더믹’에 대한 우려가 적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작년과는 다르게 청소년들의 등교가 하반기부터 전면 시작된다는 점을 들며 독감의 집단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여전히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개인 방역이 유지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더해, 청소년에게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개연성도 있다.

여기에 더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추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NIP 연령 확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추경은 기획재정부가 작년 세수를 과소 추계해 추가 세수가 약 32조원에 이른다는 점이 반영될 예정이다. 즉, 대규모 추경이 가능해 최소한 예산 부족으로 NIP 연령 확대안이 반려되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NIP 주무부처인 질병관리청도 이러한 다양한 변수들을 잘 알고 있다. 질병청 입장에서는 국가예방접종을 통해 국민 건강을 수호해야 한다는 책임이 항상 따라붙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접종 여력이 된다면 NIP를 좀 더 확대시키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그간의 모토였다.

다만 질병청은 현 상황에서 무조건 연령 확대를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도 잘 알고 있어 ‘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 ‘독감 백신 수급 능력’, ‘격년 혹은 3~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독감 유행 주기’, ‘청소년 개인의 방역 수준’ 등을 고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 관계자는 “섣불리 한 쪽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령 확대 이슈를 여러 각도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백신 업계는 연령 확대안에 대한 찬성·반대를 떠나 '최대한 빠르게 연령 확대 여부를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NIP 연령 확대에 따라 올해 NIP 총량이 결정되며, NIP 총량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이 민간 시장에서 유통된다.

아직 올해 독감 백신 총생산량+도입량을 결정하지 못한 업계는 정부 조달 물량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어야 민간 시장 유통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다만, 독감 NIP 국가 조달 마감일이 오는 10일이어서, 10일 이전까지는 업계와 정부가 독감 백신 조달과 관련한 공식적·비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실제 업계 의견 전달은 10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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