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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백신을 건드리나
최주현
서울시의사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

[의학신문·일간보사] 전 세계가 1년 넘게 코로나19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감염병 종식을 위해서는 집단 면역의 달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새로이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세계적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이제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오랜 기간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 준수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백신은 가히 게임 체인저라 불릴만하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앞두고 사회적 논란과 소모적 정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백신 도입 시기 및 충분한 백신 수급과 관련하여 시작된 정치권의 정쟁은 백신 접종의 우선 순위 및 일부 백신의 안정성 문제가 거론되면서 백신 최초 접종자에 대한 논란까지 빚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논란이 자칫 백신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켜 결과적으로 백신 기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안아키 사태’ 가 있은 지가 불과 몇 년 전이다.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라는 이름의 자연주의 육아는 병에 대한 공포가 백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환되어 발생했다. 백신에 대한 기피 현상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최근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45.7%가 백신 접종 순서가 오더라도 접종을 연기하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응답했다.

우선 접종 대상자에 포함된 소방공무원들이 강제성을 갖는 백신 우선 접종에 항의하는 등의 소동도 발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일부 집단의 접종 거부로 인해 집단면역형성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국가 백신 예방접종률은 이미 낮아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년 어린이 필수예방접종 10종 중 12개월 이후 첫 접종이 이뤄지는 BCG, 수두, 일본뇌염 등 백신의 접종률이 2019년과 비교해 1%p 감소, 만 4~6세 이후에 이뤄지는 MMR, 수두, 일본뇌염 등 추가접종의 접종률도 약 2~3%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접종률 감소의 원인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어린이집‧유치원 및 학교 개학 지연으로 감염병 집단 발생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하였으나, 예방접종에 대한 불안 요인 또한 작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방접종의 지연 또는 중단 시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 유행까지도 걱정되는 상황이다.

최근 국회 계류 중인 의사면허취소법안을 두고 의협회장이 백신 접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식의 발언을 해 도마에 올랐다. 매사에 우선 순위가 있다.

의사의 가치는 의업이라는 소명에서 나온다는 본질을 훼손해선 안 된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큰 지원군이 될 백신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다 과학적이고 전문가적인 대처가 아쉽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와의 전쟁 중이다.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다른 어떤 전쟁보다도 우선적으로 승리해야만 할 것이다. 코로나19 라는 전세계적인 위기 국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위기 소통(risk communication)이다.

혐오와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정치권의 편가르기 식 워딩보다는 시민의 불안과 공포를 부추기지 않는 새로운 소통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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