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대금 3개월 연장 요구에 유통업체 수십억~수백억원대 자금 부담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협조 요구에도 제약사는 묵묵부답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서울대병원에 이어 분당서울대병원도 의약품 대금 결제를 3개월 연장하겠다고 밝혀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도 걱정까지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근 거래 의약품유통업체에게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매출 하락으로 인해 의약품 대금 결제를 3개월 연장하겠다고 전달했다.

전공의 사직으로 시작된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분당서울대병원도 입원 병상 가동률과 수술 건수가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병원 가동률, 수술 건수가 줄어들면서 병원으로서는 매출 하락이 불가피했고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의약품 대금 결제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의약품 대금결제일을 3개월이나 연장하게 되면 거래 의약품유통업체들에게는 자금 압박을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제약사들은 대금 결제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중간에서 의약품유통업체만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에 이어 분당서울대병원까지 의약품 대금 결제 연장을 요구하고 있어 두 병원을 거래하는 업체들에게는 큰 부담감"이라며 "이대로 타 병원까지 확산하게 되면 의약품유통업체는 최악의 경우 부도까지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상황을 감지하고 한국의약품유통업체는 제약바이오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를 비롯해 각 개별 제약사들에게 '의약품 대금 결제 연장에 따른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대금 결제 기한도 연장해 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요구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한 제약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병원들이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경영 어려움에 의약품 대금 결제 연장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나 몰라라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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